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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수 2번 올리고, 서건창 3번에…머리 맞댄 LG의 승부수

중앙일보

입력

LG 김현수-서건창-보어(왼쪽부터)

LG 김현수-서건창-보어(왼쪽부터)

LG에 새롭게 합류한 서건창과 저스틴 보어가 3~4번을 맡고, 김현수가 2번으로 옮겼다. 전체 회의를 통해 장점을 극대화하고자 선택한 새 타순이다.

류지현 LG 감독은 후반기 첫 경기였던 10일 잠실 SSG전에 홍창기(중견수)-김현수(좌익수)-서건창(2루수)-저스틴 보어(지명타자)-문보경(1루수)-오지환(유격수)-이재원(우익수)-유강남(포수)-김민성(3루수)으로 선발 라인업을 짰다. 11일 역시 1~5번 타순은 같았다.

콘택트 능력이 있는 서건창이 2번, 콘택트와 장타력 모두 갖춘 김현수가 3번에 더 어울릴 법하나, 그 반대였다.

류지현 감독의 혼자만의 구상이 아니다. 올림픽 휴식기 때 전체 의견을 청취했고, 데이터까지 활용해 내린 선택이다.

LG는 7월 30일 전반기를 결산하는 자리를 가졌다. 코치진뿐만 아니라, 차명석 단장, 기록원, 데이터분석팀 등이 모였다. 이 자리에선 전반기 긍정적인 점, 후반기 보완이 필요한 점에 관해 머리를 맞대고 의논했다. 류지현 감독은 "우리가 5회까지 앞선 경기에서 승률 1위더라. 그러면 5회 이전에 승부수를 띄울 수 있는 타순이 과연 무엇일까 고민했다"며 "(7월 27일) 서건창의 트레이드 영입이 이뤄졌다"고 밝혔다. LG는 43승 32패(승률 0.573)로 2위에 오른 전반기 5회까지 앞선 경기에서 26승 3패(0.897)로 10개 구단 중 가장 승률이 높았다.

'리그 출루율 2위' 홍창기(0.475)가 리드오프를 맡고, 그 뒤를 어떻게 연결하느냐가 관건이었다.

류지현 감독은 "제일 출루가 좋은 홍창기 뒤에 가장 잘 치는 타자가 들어가는 게 맞을듯 했다"고 밝혔다. '타격 기계' 김현수가 배치됐다. 김현수는 LG 유니폼을 입고 주로 4번(978타석), 3번(795타석) 중심타선으로 많이 나왔다. 하지만 '강한 2번타자'를 표방한 류중일 전 감독 시절 2번(258타석)으로도 꽤 나왔다. 전체 타석의 12.6%를 소화한 2번에서 타율(0.345), 장타율(0.563), 출루율(0.415)이 가장 높다.

정찬헌과 트레이드를 통해 키움에서 옮겨온 서건창이 3번을 맡는다. 류지현 감독은 "서건창도 2018년 이후 월별, 타순별 성적을 봤다. 3번 타순에서 성적이 가장 좋더라"고 했다. 이어 "2번 타순에서 성적이 안 좋았다. 그래서 타순 연결을 위해 (2번 김현수-3번 서건창이) 좋겠다고 생각했다"라고 밝혔다.

서건창은 2018년 이후 전체 타석의 절반 가까이 리드오프(49.6%)로 나섰다. 하지만 2번(17.9%), 3번(15.6%), 5번(7.6%), 6번(6.2%) 등 여러 타순에서 활약했다. 이 가운데 타율(0.337)과 장타율(0.410) 출루율(0.420) 모두 3번 타순에서 가장 높다. 이 기간 평균 성적(타율 0.287, 장타율 0.382, 출루율 0.381)을 훨씬 상회한다.

KBO리그 데뷔 홈런을 터뜨린 보어.

KBO리그 데뷔 홈런을 터뜨린 보어.

외국인 타자 보어에게는 한방을 기대하며 4번에 배치했다. 보어는 2015년부터 2018년까지 메이저리그에서 4년 연속 두 자릿수 홈런을 칠 정도로 장타력을 갖췄다. 지난해 일본프로야구 한신 타이거스 소속으로 99경기에서 타율은 0.243으로 낮았지만, 홈런은 17개 뽑았다.

류지현 감독은 "올림픽 휴식기 때 실전 경기에 5차례 나온 모습을 보니 역시 공을 잘 보더라. 타석에서 자신만의 존이 확실하게 설정돼 있다"며 "KBO리그 적응이 이뤄지면 본인 기량을 펼칠 것이다. 타순 연결에도 도움이 될 것 같다"고 전망했다. 타점 생산 능력이 있는 채은성이 곧 복귀하면 시너지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LG는 이런 기대 속에 2번 김현수-3번 서건창-4번 보어로 이어지는 타순으로 후반기를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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