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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가서 같이 살자"…1억 뜯어낸 美여군 연인의 충격 정체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도와주면 한국으로 가서 임무 보상금 일부를 주겠다.”
‘로맨스 스캠’ 외국인 조직원이 온라인으로 국내의 한 피해자에게 보낸 메시지다. 한 남성 피해자는 해외 파병 중인 미국 여군을 사칭한 외국인 사기꾼에 속았다. 범인은 “탈레반 점령 임무 수행 보상금으로 미국 정부로부터 130만 달러를 받았는데 한국으로 보내고 싶다”며 이같이 접근했다. 이 말에 속은 피해자는 항공료, 통관료 등 갖은 명목으로 모두 1억2500만원이나 송금했다.

범행에 이용한 도용한 프로필 사진들. 파주경찰서

범행에 이용한 도용한 프로필 사진들. 파주경찰서

‘로맨스 스캠’ 주의보  

피의자는 처음에는 일상적 대화만 하다가 친밀도가 높아지면 연인 행세를 하며 다양한 이유를 대며 돈을 요구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온라인 연인으로 알았던 여군은 여성이 아닌 남성이었다. 해외 파병 군의관 등을 사칭해 온라인에서 연인 행세를 하며 돈을 뜯어내는 ‘로맨스 스캠’에 당한 것이다.

피해자들에게 접근한 메시지. 파주경찰서

피해자들에게 접근한 메시지. 파주경찰서

로맨스 스캠이란 연애를 뜻하는 ‘로맨스(romance)’와 신용 사기를 뜻하는 ‘스캠(scam)’이 합쳐진 말이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나 e메일 등을 통해 호감을 나타내며 신뢰를 쌓은 뒤 여러 가지 이유를 대며 돈을 받아 가로채는 사기 범죄다.

피해자들에게 접근한 메시지. 파주경찰서

피해자들에게 접근한 메시지. 파주경찰서

경기 파주경찰서는 사기 등 혐의로 총책 20대 외국인 A씨와 인출책 30대 B씨를 구속했다고 11일 밝혔다. A씨 등은 지난 4월부터 6월까지 피해자 5명에게 모두 1억5000만원을 뜯어낸 혐의다. 이들은 주로 파병된 미군, 유엔 의사 등 그럴듯한 직업을 가진 것처럼 속이고 외모가 빼어난 남녀 외국인의 도용한 사진을 내세워 SNS 계정으로 피해자들에게 접근했다.

피의자 체포 및 주거지 수색 당시 현장 모습. 파주경찰서

피의자 체포 및 주거지 수색 당시 현장 모습. 파주경찰서

“피해금을 현금으로 보낼 테니 운송료 달라” 추가로 사기  

경찰 조사결과 이들은 이전에 돈을 뜯긴 피해자에게는 “우리가 거짓말을 해서 미안하다. 피해금을 현금으로 택배 상자에 넣어 보내줄 테니 운송료를 달라”고 다시 속여 1200만원을 추가로 뜯어내기도 했다. 이들은 검거 과정에서도 격렬히 저항했다. 경찰 수사 과정에서 A씨에 대한 마약류 양성 반응이 나오기도 했다. A씨는 현재까지 범행에 대해 전면 부인하고 있다고 한다.

압수물. 파주경찰서

압수물. 파주경찰서

경찰 관계자는 “모르는 외국인이 SNS로 친구를 신청하는 것은 대부분 로맨스 스캠이 목적이라 보고 경계해야 한다”며 “피해를 봤다면 대화 내용과 계좌 이체내용 등을 확보해 즉시 경찰에 신고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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