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더불어민주당 1·2위 대선 주자들은 일제히 야권 비판에 집중했다. 이낙연 전 대표는 이날 오전 라디오 인터뷰에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향해 “후쿠시마 발언도 그렇고 부정식품, 또 120시간 노동은 턱없는 이야기들이다. 실언을 넘어서는 망발”이라고 비난했다.
이 전 대표는 또 “제 상상을 뛰어넘었다. 가족끼리 식사하시는데 그렇게 국민의례를 하고 애국가를 4절까지 부르고 식사하면 어떻게 되겠느냐”며 최재형 전 감사원장도 공격했다. ‘감사원 1층 식당에서 가족 식사를 한 게 논란이 되고 있다’는 진행자의 지적에 그는 “공과 사가 분명하신 분이 왜 그런 생각을 했는지… 그러면 안 된다”고 동조했다.
이재명 경기지사도 이날 공개된 언론 인터뷰의 상당 부분을 야권 주자 비판에 할애했다. 그는 윤 전 총장을 향해 “지금 와서 (국정 운영) 공부를 한다는 것도 웃기는 얘기인데, 공부하려면 똑바로 해야 할 것 아닌가. 과외선생이 일본 극우인사 같다”며 “지금이라도 과외선생을 바꿔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최 전 원장에 대해서는 “출마회견을 봤는데 해도 해도 너무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기자들의 질문에 ‘나(최 전 원장)는 아는 게 없어요. 나중에 얘기할게요’라는 취지로 답했는데, 일국의 운명을 책임지겠다는 분이 장난하는 것인가”라며 “국민과 국가를 경시하고, 대통령직을 우습게 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나는 엄청난 책임감 때문에 사실 말 한마디 하는 것도 정말 힘들다”고도 했다.
野에 화력 돌렸지만…긴장 여전
전날 이 지사와 이 전 대표는 ‘네거티브 중단’을 선언했다. “본선이 만만치 않다. 지금 우리끼리 상처내고 싸울 때가 아니다”(친문 중진)라는 당내 여론이 영향을 끼쳤다. 이 전 대표 캠프 관계자는 “당분간은 무리해서 내부 싸움에 치중하는 대신 본선 준비를 탄탄히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두 캠프 사이엔 여전히 감정의 앙금이 많이 남아있다. 경선 불복 논란, 경기지사 사퇴론 등을 놓고 이날도 신경전이 이어졌다. 이재명 캠프의 좌장인 정성호 의원은 전날 “경선 불복하겠다는 속내의 일단을 보인 것 아닌가. 협박으로 보이기도 한다”는 글을 올렸다. 이낙연캠프 선대위원장인 설훈 의원이 지난 7일 언론 인터뷰에서 “만일 이재명 후보가 본선 후보가 된다면 장담이 안 된다”고 한 것을 겨냥한 것이다.
이재명캠프 현근택 대변인은 이날 “국민들과 당원들에게 공공연하게 경선 결과에 불복할 수 있다고 협박하는 것과 다름이 없다”고 밝혔다. 민형배 의원도 8일 “이낙연 후보의 지지율 끌어올리기를 포기한 것 아닌가 싶다”며 “여기까지 온 게 전부라는 판단에 ‘경선 패배 이후’를 대비하겠다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이 지사의 경기지사직 사퇴 여부를 둘러싼 기싸움도 여전히 지속됐다. 이 전 대표는 이날 라디오에서 “요즘 공방을 자제하자고 하는 마당에 굳이 말하고 싶지 않지만 ‘도청 캠프’라는 이야기는 안 듣게 하시는 게 좋다. 도정을 뛰어넘는 개인 홍보에 국민의 세금이 들어가는 것은 분명하다”며 이 지사의 지사직 유지에 거듭 견제구를 던졌다.
이에 대해 이재명 캠프의 현근택 대변인은 “사퇴하라는 공방은 오히려 원희룡 전 제주지사나 야당이 원하는 바”라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