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배우를 대변인 시켜라" 이재명 측, 음주운전 공세에 발끈

중앙일보

입력 2021.08.03 17:26

업데이트 2021.08.03 19:14

210728 민주당 대선경선 후보 TV토론회 28일 서울 중구 매경미디어센터 MBN스튜디오에서 MBN과 연합뉴스TV가 공동주관하는 본경선 1차 TV토론회가 열린 가운데 (왼쪽부터) 이재명, 이낙연 후보가 녹화장으로 향하며 대화를 나누고 있다. 2021.7.28 국회사진기자단

210728 민주당 대선경선 후보 TV토론회 28일 서울 중구 매경미디어센터 MBN스튜디오에서 MBN과 연합뉴스TV가 공동주관하는 본경선 1차 TV토론회가 열린 가운데 (왼쪽부터) 이재명, 이낙연 후보가 녹화장으로 향하며 대화를 나누고 있다. 2021.7.28 국회사진기자단

“음주운전은 20년이 지난 일이다.”(안민석 이재명캠프 총괄특보단장)

“음주 재범 주장이 있다. 깨끗하게 털고 가자.” (배재정 이낙연캠프 대변인)

진흙탕 양상을 보이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대선 1·2위 주자 간 네거티브 다툼이 3일 후보 범죄경력 조회 논쟁으로 번졌다. 민주당 대선 본경선 후보인 김두관 의원은 이날 “경선 후보 캠프의 불필요한 음주운전 발언이 발단이 되어 국민적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면서 “이왕 이렇게 된 거 이번 기회에 아예 논란을 잠재웠으면 좋겠다. 나부터 먼저 하겠다. 100만원 이하 모든 범죄기록을 공개하자”고 페이스북에 적었다.

전날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 캠프가 “이재명 경기지사의 전과기록 증명(2004년)에 없는 또 다른 음주운전이 있었던 것인지 밝히라”(배 대변인)고 공격한 데 따른 후속 공세다. 이 지사 측이 “이 후보의 음주운전은 2004년도에 한 번 있었던 것이 사실이고, 또 다른 음주운전은 결단코 없었다”며 “아니면 말고 식 논평에 이제는 지친다. 자중을 정중히 부탁한다”(송평수 대변인)고 반박했지만, 여진이 이틀째 계속됐다.

“전과기록 이미 공개” vs “검증단 설치”

더불어민주당 대선 예비후보인 이재명 경기도 지사가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임기 내 주택을 250만호 이상 공급하고, 이 중 기본주택으로 100만호 이상을 공급하겠다"는 부동산 정책을 발표하고 있다. 2021.8.3 임현동 기자

더불어민주당 대선 예비후보인 이재명 경기도 지사가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임기 내 주택을 250만호 이상 공급하고, 이 중 기본주택으로 100만호 이상을 공급하겠다"는 부동산 정책을 발표하고 있다. 2021.8.3 임현동 기자

김 의원은 “이번 기회에 논란을 털고 가자”며 중재를 자청하는 듯한 자세를 취했지만, 이 지사는 “동료에 대한 최소한의 애정에 대한 문제”라며 공개적으로 섭섭함을 드러냈다. 그는 이날 국회에서 기본주택 정책 발표 후 기자들과 만나 “변명의 여지 없이 음주운전한 사실에 대해서는 다시 한번 사과한다”면서도 “민주당은 아주 오래전부터 벌금 액수에 상관없이 모든 전과 기록을 공천심사 때 제출하고 있다. 전과기록은 다 공개돼 있다”고 말했다.

"2회 음주는 사실이 아니지만 이런 묻지마 공세에 일일이 응하면 ‘1회 음주전과자’ 프레임에서 헤어나오지 못할 것”(캠프 관계자)이라는 게 이 지사 측 판단이라고 한다. 그래서 상대방의 정치적 공세에 장단을 맞춰줄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범죄경력 조회는 현행법(형의 실효 등에 관한 법률)상 수사기관 등의 필요 또는 본인 신청에 의해 이뤄진다.

김 의원의 제안 직후 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즉각 화답” 의사를 밝히며 “내가 제안한 민주당 ‘클린 검증단’ 설치에도 화답해 달라”는 글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이 전 대표도 “지금처럼 장외에서의 의혹 제기는 국민에게 피로감을 주는 공방으로 흐르기 쉽다”면서 “하루빨리 당 차원의 공식 검증단이 출범될 수 있도록 해주길 부탁드린다”고 동참하는 모양새를 취했다.

“묻지마 비방” vs “필요한 검증”

더불어민주당 대선 예비후보 이낙연 전 대표가 3일 서울 종로구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를 방문해 이홍정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총무와 대화하고 있다. 뉴스1

더불어민주당 대선 예비후보 이낙연 전 대표가 3일 서울 종로구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를 방문해 이홍정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총무와 대화하고 있다. 뉴스1

3일 양 캠프 사이엔 종일 극도의 긴장감이 흘렀다. 이 지사 캠프는 이낙연 캠프의 오영훈 수석대변인을 당 선관위와 윤리감찰단에 신고했다. 전날 “도민 혈세가 (이 지사) 선거운동을 위한 주유비 등으로 흘러간다”고 한 오 대변인 논평을 문제삼았다.

반면 이 전 대표 캠프에선 음주운전 문제를 계속 물고 늘어졌다. “그냥 뒀다가는 본선에서 야당에 또 물어뜯긴다”(수도권 의원), “여배우 말만 믿을 수 없으니 명확히 사실관계를 검증하고 가자는 것”(캠프 참모)이라는 이유를 댔다. 이 지사에 날을 세워온 배우 김부선씨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 지사가) 이미 두 번이나 걸렸다고 했다. 이재명 후보는 음주운전 전과 2회 이상이라는 데 18조원을 건다”고 쓴 걸 거론한 것이다.

반면 이 지사측 재선 의원은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이낙연캠프는 아예 여배우를 대변인으로 영입하는 게 어떻겠나”라며 불쾌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왼쪽)와 이재명 경기도지사. 연합뉴스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왼쪽)와 이재명 경기도지사. 연합뉴스

이 지사 측은 역으로 “이낙연 후보는 행정수도 이전에 대한 입장을 번복했다”(현근택 대변인)고 공세를 폈다. “(이 전 대표가) 2002년 노무현 대통령후보 대변인때는 찬성, 2004년 새천년민주당 원내대표 때는 반대, 2017년 총리 때는 반대, 2020년 당 대표 출마 때는 찬성했다”고 지적했다. 이 지사는 기자들에게 “왜곡해서 (상대를) 공격하기보다 본인을 돌아보시라는 뜻”이라면서 “탄핵 얘기도 입장이 왔다 갔다 하고, 사면도 마찬가지 아닌가. (이 전 대표가) 이랬다가 저랬다가 한 거 같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 전 대표 캠프 관계자는 “이재명 캠프가 문제삼은 시점들은 개인 의견을 낼 수 있는 위치가 아닌, 대변인·원내대표·국무총리·당대표로서 몸담은 집단의 목소리를 대표해야 했던 때”라면서 “각 위치에서 요구받은 역할을 수행한 것을 말바꾸기로 매도하는 것은 지나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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