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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 혼성밴드 롤러코스터 콘서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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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밴드 활동의 중대한 전환점에 선 롤러코스터의 멤버들. 왼쪽부터 지누, 이상순, 조원선. [사진=최승식 기자]

"습관이란 게 무서운 거더군/ 아직도 너의 사진을 물끄러미 바라보면서/사랑해 오늘도 얘기해/믿을 수 없겠지만~"

이들의 낯선 노래에 습관처럼 중독된 지 어느덧 7년. 슬픈 사랑 이야기를 경쾌한 멜로디에 담아내던 이들의 도시적 감성은 현대인의 가슴에 처연하게 내려앉았다. 다양한 장르의 혼합과 뚜렷한 멜로디 라인으로 대중음악계에 하나의 트렌드를 만들었던 3인조 혼성밴드 롤러코스터.

그들이 중대한 전환점에 섰다. 기타리스트 이상순의 유학으로 '트라이앵글'의 한 꼭지점이 사라지게 된 것. "네덜란드의 재즈음악학교로 4년간 유학 갑니다. 예전부터 공부하고 싶었는데 더 이상 미루면 안 될 것 같아 결심을 했습니다."(이상순)

하지만 나머지 멤버들은 이상순의 유학이 밴드활동의 마침표는 아니라고 강조한다. 앨범활동과 공연 등 앞만 보며 달려왔던 만큼 각자 뒤를 돌아보며 음악적 충전을 하는 기회로 삼겠다는 것이다.

"현재 프로듀서로서 엄정화씨와 다른 신인팀의 앨범을 준비하고 있어요. DJ활동도 계속 할 겁니다."(지누)

"솔로 앨범에 대한 생각은 예전부터 했었어요. 음악적인 구상도 하면서 평소 해보고 싶었던 디자인 관련 일도 손 대보고 싶어요."(조원선)

개성 강한 멤버 셋이 7년간 활동하면서 롤러코스터 본연의 색깔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음악적 목표가 같았기 때문이다. "우리가 하고 싶은 것만 하자, 대중성이나 유행 때문에 우리 음악을 변질시키지 말자는 것이 목표였어요. 사실 취향이 많이 다르지만 음악적 목표가 같다 보니 별문제 없이 여기까지 올 수 있었죠."(지누)

멤버들이 생각하는 롤러코스터의 색깔은 무엇일까. "꽉 채워져 있지 않고, 덜 다듬어진 느낌이라고 할까요? 주로 가내 수공업 형식의 홈레코딩에 의존하기 때문에 다른 앨범들의 천편일률적인 사운드와 차별화되는 것 같아요."(조원선)

"보컬 원선씨의 몽환적이면서 맑은 음색에 어떤 장르의 음악을 갖다 붙여도 다 자연스럽게 녹아들어요."(이상순)

'숨길 수 없어요'를 타이틀곡으로 한 5집 앨범 '트라이앵글'은 펑크.일렉트로닉.애시드 팝에 세련된 느낌의 브릿 팝이 얹어져 지금까지의 롤러코스터 음악을 한 곳에 모아놓은 느낌이 든다. 1집 '습관', 2집 '러브 바이러스', 3집 '라스트신', 4집 '무지개'까지 그들이 들려줬던 사랑이야기는 5집 앨범에서도 중요한 테마다. "도시인의 감정에 대해 쓰다 보니 사랑 이야기가 많아진 것 같아요. 가사가 내 얘기 같아서 슬프다는 분들도 많아요. 슬픈 사랑을 덤덤하게 쓰니까 더 우울하게 느껴지나 봐요."(조원선)

이들은 10~12일 엘지아트센터(www.lgart.com)에서 콘서트를 연다. 고별 콘서트가 아니라고 힘줘 강조하는 이들도 마음 한구석에 밀려오는 공허함은 어쩔 수 없나 보다. "솔직히 두 사람이 안 보이면 불안해져요. 혼자 떨어져 작업을 못하겠더라고요. 함께 작업하는 게 습관이 됐나 봐요. 우리 노래처럼…."(조원선)

지누는 놀이기구 롤러코스터에 빗대 자신의 심경을 표현했다. "우리 스스로의 만족감, 팬들의 사랑으로 짜릿한 쾌감은 이미 맛봤어요. 지금은 한번 더 탈까 말까 고민하는 단계라고나 할까요?"

글=정현목 기자 <gojhm@joongang.co.kr>
사진=최승식 기자 <choissi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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