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동종업계 사람 접촉 조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경제 03면

"동종업계 사람끼리의 사적인 골프 모임이나 칵테일 파티 등은 절대 피해야 한다. 전화나 e-메일로 연락하는 것도 안 된다."

LG경제연구원이 7일 내놓은 LG주간경제의 '글로벌 담합 규제의 추세와 대응 방안'보고서를 통해 국내 기업에 보낸 충고다. 국내 관행으로 보면 같은 일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모여 친목을 다지고 정보를 교환하는 건 다반사다. 하지만 미국과 유럽에선 이런 일들이 담합의 증거로 채택될 가능성이 있다는 게 연구원의 지적이다. 담합은 기업들이 제품의 가격이나 생산량 등을 서로 합의해서 결정하는 것으로 미국과 유럽 등에서는 이를 엄격하게 처벌한다.

최근 미국에선 외국기업에 대한 처벌이 늘고 있다. 미국 법무부에 따르면 1997년부터 올해까지 1000만 달러 이상의 벌금이 부과된 담합 사건은 36건으로 이중 90%는 미국 이외의 기업에 대한 것이었다.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반도체도 지난해 반도체 가격 담합으로 각각 3억 달러와 1억8500만 달러의 벌금을 물었다. 큰 기업만 문제되는 게 아니다. LG경제연구원의 이서원 책임연구원은 "특정 상품의 미국 시장 점유율이 4~5%만 넘어도 감시망에 들어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동종업체와의 접촉을 완전히 끊을 수는 없다. 공식적인 기술 협의체나 표준화 기구에 함께 참가하는 것은 담합으로 몰릴 위험성이 덜하다고 한다.

김원배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