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도견 대체할 안경 개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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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각 장애인의 '눈과 발'로 맹활약하고 있는 안내견(犬)이 앞으로 일자리를 잃을지도 모르겠다. 첨단 장치가 내장돼 시각 장애인이 거리를 안전하게 걸을 수 있도록 안내해주는 안경과 신발이 홍콩에서 개발됐기 때문이다.

AFP통신은 홍콩 폴리테크닉 대학 연구팀이 길을 가다 물체나 방해물이 가까이 있을 경우 이를 알려주는 안경과 신발을 개발했다고 7일 보도했다. 안경에는 초음파 센서가, 신발에는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이 달려 있다. 초음파 센서나 GPS가 장애물을 인지하면 신발에 진동이 울리기 시작한다. 장애물에 가까이 갈수록 진동의 강도는 더욱 세진다. 신발 속 GPS에는 지역 내 5㎝ 높이의 장애물이나 계단.맨홀에 대한 온갖 정보가 입력돼 있다.

연구팀의 허쥐팡 교수는 "박쥐가 초음파를 발사한 뒤 그 반사 음을 포착해 야간 활동을 자유롭게 하는데서 아이디어를 얻었다"며 "개발 사실이 알려지자 이미 여러 시각 장애인들이 안경과 신발을 사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말했다.

그러나 통신은 "홍콩 거리에 장애물이 너무 많아 시각 장애인이 걸을 때마다 진동이 일어나 제대로 걸을 수 있겠느냐는 비판도 있다"고 덧붙였다.

강병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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