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염감염 산모-유산·사산율 높다|목포 성 콜롬반 병원서 역학 조사 실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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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산모가 임신 중 B형 간염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태아에서 성비가 변화하고 자연 유산·사산·자궁 내 사망·선천성 기형 등의 발생 빈도가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 같은 사실은 전남 목포 성 콜롬반 병원 내과 팀이 85년4월부터 89년6월까지 이 병원에서 분만한 산모와 신생아들을 대상으로 역학 조사한 결과 밝혀졌다.
조사에 따르면 정상아를 분만한 초임 산모 중 B형 간염 바이러스가 없는 산모 5천66명과 간염 바이러스 보균 산모 4백20명에서 낳은 신생아의 남녀 성비는 각각 108대 100, 132대 100으로 나타나 보균 산모에서 남아의 비율이 훨씬 높게 나타났다.
이 같이 남아의 비율이 높은 것은 B형 간염 바이러스 보균 산모에서 태아가 여아일 경우 유산이 더 잘 일어나기 때문인 것으로 추정됐다.
한편 이 병원을 찾은 산모 1만3백59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B형 간염 바이러스가 사산이나 자궁내 사망·기형 등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밝혀졌다.
정상아를 분만한 산모 중 B형 간염 바이러스에 감염된 산모는 7.1%에 불과했지만 사산을 한 산모의 16.7%가 간염 바이러스에 감염돼 있었고, 태아가 자궁 내에서 사망한 산모의 9.7%가 간염 바이러스에 걸려 있는 것으로 조사돼 사산과 자궁 내 사망의 한 요인으로 간염 바이러스가 작용하는 것으로 조사팀은 보았다.
또 선천성 기형아를 출산한 산모의 8.3%가 간염 바이러스에 감염돼 있었고, 자연 유산을 한 산모의 보균율은 9.1%로 나타났다.
한편 성 콜롬반 병원 내과 팀은 이번 조사를 통해 술·담배·성병·경제 여건·영양 섭취상태·한약 복용·감기·임신 중독증·산모의 나이가 35세 이상 및 19세 이하인 경우, 임신횟수 5회 이상 등 10가지 요인도 자연 유산·사산·조산 등 이상 출산의 한 요인으로 작용하는 사실을 밝혀냈다.
전문가들은 B형 간염 바이러스성 질환은 출산기라고 할 수 있는 30대에 많이 발생한다고 지적하고 임산부는 감염 바이러스에 감염되지 않도록 특히 주의해야 하며 간염 바이러스에 걸려 있는 임산부는 태아 이상 유무를 정기적으로 검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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