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필 잠실 원정팀 오면 장기투숙…야구 술판 두 여성 정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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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NC다이노스 선수들과 함께 술을 마신 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을 받은 여성 2명과 관련, 서울 강남구가 추가 역학조사에 나섰다. 해당 여성들이 지방 구단 선수들이 서울 잠실 원정경기때마다 이용하는 호텔에 장기투숙한 사실이 확인되면서다. 이 여성들은 NC다이노스뿐 아니라 한화·키움 선수들과도 만난 것으로 확인됐다.

 강남구 "여성 6월 동선도 추가조사" 

 경남 창원시 마산회원구 NC다이노스 홈구장인 창원NC파크에 설치된 대형 구단 로고.   연합뉴스.

경남 창원시 마산회원구 NC다이노스 홈구장인 창원NC파크에 설치된 대형 구단 로고. 연합뉴스.

18일 강남구에 따르면 강남구는 여성 2명이 각각 지난달 28일과 29일 호텔에 입실한 사실을 확인하고 누락된 동선이나 접촉자, 방역수칙 위반 사항이 없는지 확인 중이다. 강남구 관계자는 “당사자 진술과 신용카드 내역, CCTV 내역 등을 바탕으로 여성들의 지난달 말부터 4일 전까지의 동선을 추가로 파악하고 있다”며 “현재까지 다른 방역수칙 위반사항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해당 여성은 5일 오후부터 다음날 새벽까지 NC 선수 4명과 술을 마신 뒤 8일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았다. NC 선수 3명도 뒤이어 확진 판정을 받으며 술자리 동석이 드러났다. 강남구는 여성들과 일부 선수들이 당국의 역학조사에서 동선을 거짓으로 진술했다면서 이들을 경찰에 수사의뢰한 상태다.

"여성들 거의 호텔에만 있었다" 

해당 호텔이 지방 구단들의 단골 숙소였다는 점이 알려지면서, 사건이 ‘유흥 파문’으로 번질지도 관심사다. NC 이외에도 두 여성과 술자리를 가진 프로야구 선수들이 줄줄이 드러나기도 했다. 여성들은 7월 4일 오후에는 한화 선수 두 명과 사적 모임을 가졌고, 5일 새벽에는 키움 선수 두 명과 만나 술을 먹었다. 당시 키움은 수원 원정경기가 있었지만 선수 두 명이 은퇴한 선배 연락을 받고, 서울 강남구로 이동해 해당 여성들을 만났다.

KBO 일정표를 보면 이 여성들이 해당 호텔에 입실한 날짜와 비슷한 기간에 또 다른 구단인 KT(6월29일~7월1일)도 투숙을 했다. 키움 선수들이 수원 숙소를 이탈해 서울의 호텔을 찾아가 술자리를 가진 만큼, 다른 구단 중에서도 접촉 선수가 있을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된다. 강남구에 따르면 4~7일 사이에 여성이 마스크를 벗은 상태로 접촉한 인물은 야구선수들 말고는 없다.

강남구 관계자는 “여성들이 해당 기간엔 주로 호텔 주위에서만 있었고, 호텔이나 식당 직원 등을 마스크를 낀 채 대면하는 경우는 접촉자로 분류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구는 방역위반만 조사…나머지 의혹은 경찰에

해당 여성들이 선수들을 만난 자세한 경위는 경찰에서 밝혀질 것으로 보인다. 강남구 관계자는 “구는 5인 이상 모임 등 방역수칙 위반사항만을 점검할 뿐 여성에 대한 개인정보나 동선, 접촉자 등에 대한 정보는 공개하지 않는 게 원칙”이라고 밝혔다. 강남구는 NC 선수들과 해당 여성들을 동선누락으로 경찰에 수사 의뢰하고 한화, 키움 선수 등 5명에게는 방역수칙을 어긴 데 따른 과태료만 부과했다.

서울 지역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2주 가까이 4~600명대를 넘나들고 있다 .이날 0시 기준 서울시 확진자 수는 전날보다 523명 늘어 누적 확진자 수는 5만8227명이다. 전날보다는 39명 적었다. 6829명이 격리돼 치료받고 있고 5만871명은 완치 판정을 받아 퇴원했다.

특히 관악구 소재 사우나 관련 시내 확진자가 25명 늘었다. 이 사우나 관련 누적 확진자는 전국 101명, 서울 97명이다. 서울시는 해당 장소에 방역을 실시하고, 심층역학조사를 통한 감염경로조사, 접촉자 파악ㆍ분류 조치를 취했다. 해당 시설에는 2주간 폐쇄 명령이 내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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