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독인 4백만명, 서방행 비자발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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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베를린 UPI·AFP=연합】에곤 크렌츠 공산당 서기장이 이끄는 동독정부가 지난 9일 서방여행 자유화를 선언한 후 12일까지 4일간 최소한 3백여만명의 동독인들이 베를린장벽과 기타 동서독국경을 통해 서독을 찾았으며 동서독 쌍방은 역사적인 양독 국민교류를 촉진시키기 위해 지난 주말 10개소의 새로운 국경통과초소를 개방했다.
에르하르트 크라크 동베를린시장과 발터 몸퍼 서베를린 시장은 이날오전8시 포츠담광장변 국경 통과초소 개소식에 참석, 장벽을 해체한 동독국경수비대와 기술진을 걱려했으며 이어 서베를린의 한 호텔에서 조찬회담을 가졌는데 베를린장벽지대에서 민간 지도자들끼리 만나기는 61년 장벽설치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동독당국은 12일 정오(현지시간) 현재 1천6백60만 동독 국민의 4분의1이 넘는 4백29만8천3백명에 대해 서독 등 서방행 출국비자를 발급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동독인들의 이 같은 대규모 서독행에도 불구하고 실제 서독이주 희망자는 극소수에 불과하며 또 극적인 국경 개방 조치이후 서독거주 희망 동독인 등록자가 오히려 줄고있는 것으로 알려져 일부 관계자들은 동독인들의 탈출 러시를 막기위한 크렌츠 서기장의「도박」이 성과를 거두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11일 1백만명의 동독인들이 베를린을 비롯한 기타 국경지대를 통해 서독으로 돌아온데 이어 일요일인 12일에는 1백50여만명이 서독을 찾아 서베를린 등지에서는 교통마비 등 전례 없는 혼잡을 빚기도 했는데 이들 동독인들은 대부분 서독에서 쇼핑과 친지방문 등을 마치고 동독으로 돌아갔으며 서독 잔류희망자는 소수에 불과한 것으로 서독당국은 밝혔다.
서독 당국은 서독방문 동독인들중 1%미만이 잔류를 희망했다고 밝혔는데 서베를린당국은 지난 9일 이후 서베를린을 찾은 2백50여만 동독인 중 0·2%에 불과한 4천9백50명만이 영구 이주자로 등록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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