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연구진 “화이자 접종자 항체, 시노백 접종자 10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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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코로나 백신 개발업체 시노백의 코로나 백신. 연합뉴스

중국 코로나 백신 개발업체 시노백의 코로나 백신. 연합뉴스

중국산 코로나19 백신이 효과가 낮아 ‘물백신’ 논란에 휩싸인 가운데 시노백(커싱생물) 백신 접종자의 항체 수준이 코로나19에 걸렸다가 회복한 환자와 유사하거나 오히려 낮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16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홍콩대 연구팀은 이같은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이 현장 의료진 1442명을 대상으로 코로나19 백신 접종 이후 항체 형성률을 조사한 결과, 미국 화이자-독일 바이오엔테크코로나19 백신 접종자의 항체 수준이 중국 시노백 백신 접종자보다 10배 높게 나타났다.

아울러 시노백 백신 접종자의 항체 수준은 코로나19에 걸렸다가 회복한 환자에 자연적으로 형성된 것과 비슷하거나 오히려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이 같은 결과를 이날 국제학술지 ‘랜싯 마이크로브’(Lancet Microbe)에 발표했다.

앞서 화이자 백신과 시노백 백신의 예방효과는 각각 95%와 50.7%로 보고됐다.

항체 보유량은 면역 수준과 직접 연관되지는 않지만, 항체 수준이 높을수록 대체로 코로나19 감염에 강하게 대응하고 면역기간이 더 오래 지속된다는 연구 결과가 계속 나오고 있다고 SCMP는 전했다.

홍콩에서는 화이자와 시노백 두 가지 백신이 모두 접종되고 있어 이런 보기드문 비교연구 결과가 발표된 것이다.

연구를 이끈 홍콩대 공중보건학 교수인 벤자민카울링은 “항체 농도의 차이는 백신 효과의 차이로 해석될 수 있다”고 밝혔다.

카울링 교수는 “시노백 백신 접종자 가운데 특히 면역 반응이 약한 노인의 경우 부스터샷을 접종할 필요가 있다는 사실을 시사한다”고 주장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지난달 홍콩 양화의원(養和醫療) 연구진이 홍콩의학저널에 발표한 연구 결과와 비슷하다고 SCMP는 전했다.

해당 연구에서는 457명의 의료진을 대상으로 항체 조사를 진행했으며, 화이자 백신 접종자의 항체 수준이 시노백 백신 접종자보다 10배 이상 높게 나타났다. 다만, 해당 연구진은 추가 연구가 더 필요하다고 밝혔다.

최근 태국에서 시노백 백신을 맞은 의료진 중 600명 이상이 코로나19에 감염되는 등 시노백 백신을 둘러싼 ‘물백신’ 논란이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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