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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혜진 “무대 안 서도 무용수는 무용수, 아이 키우며 매일 2시간 연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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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JTBC ‘해방타운’에 출연 중인 국립발레단 출신 유튜브 크리에이터 및 사업가 윤혜진씨. 윤씨의 가정생활을 꾸밈없이 보여주는 유튜브 채널은 구독자가 14만8000명이다. 권혁재 사진전문기자

JTBC ‘해방타운’에 출연 중인 국립발레단 출신 유튜브 크리에이터 및 사업가 윤혜진씨. 윤씨의 가정생활을 꾸밈없이 보여주는 유튜브 채널은 구독자가 14만8000명이다. 권혁재 사진전문기자

“너무 하고 싶었는데… 너무 오랜만에 하니까…”

국립발레단 발레리나로 오래 활동 #JTBC ‘해방타운’서 모처럼 춤 선봬 #남편 엄태웅, 유튜브 ‘왓시TV’ 도와

윤혜진씨의 말에 스튜디오에 있던 출연자들 눈도 촉촉해졌다. 지난달 15일 방송된 JTBC 예능 ‘해방타운’의 한 장면. 국립발레단 발레리나 출신인 윤씨가 결혼 후 8년 만에 동료들의 도움을 받아 발레복과 토슈즈를 하고 공연을 연습한 것. 대중에게는 배우 엄태웅의 아내 윤혜진으로 더 익숙하지만 그는 패션 사업가이자 구독자 14만8000명의 유튜브 채널 ‘왓시 TV(What see TV)’를 운영하는 크리에이터이다. 엄마이자 주부, 사업가, 유튜브 크리에이터로서 일인다역을 수행 중이다. 특히 ‘왓시 TV’에서 영상을 찍어주는 남편 ‘엄감독(엄태웅)’과 ‘유네지니(윤혜진)’라는 별명으로 나와 티격태격하기도 하고, 고민을 나누는 진솔한 모습을 보여준다. 7일 그를 만났다.

‘해방타운’에서 보여준 ‘공연’이 화제다.
“집에서도 감각을 잊지 않으려 매일 1~2시간 연습한다. 매일 친한 무용수들과 발레 얘기만 하던 차에 그날 촬영에서 사전 논의 없이 우연히 하게 됐다. 그런데 남의 토슈즈를 신는데도 몸이 공연 동작들을 기억하고 본능적으로 움직이더라. 신기했다.”
‘해방타운’ 섭외 계기가 유튜브 채널 인기였다.
“제가 무대에 서는 사람이었고, 원래 관심받는 건 좋아한다. 아버지(배우 윤일봉)의 피를 타고났다고 생각한다. 발레를 할 때도 관객이 없으면 의미가 없다고 생각했다. 무대에서 스포트라이트를 받다가 결혼·출산과 함께 발레를 그만두면서 마음이 허전했다. 그러다가 제 인스타그램을 봐주던 친구들이 ‘차라리 이 내용으로 유튜브를 하는 게 어떠냐’고 해서 시작했다.”
남편과의 호흡도 좋고, ‘꾸밈이 없어 좋다’는 반응이 많다.
“카메라를 만지는 것이 남편 취미다. 카메라를 무턱대고 들이댄다. 세수도 안 한 채 편하게 얘기하면서 자연스러운 우리의 일상을 보여준다. 짜고 하면 티가 난다.”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는데.
“지금 경제적으로 가장 역할을 해야 한다. ‘국립발레단 발레리나’ ‘수석무용수’ 이런 간판을 내려놓지 않으면 지금의 삶을 살 수 없다. ‘발레리나 윤혜진’에 대한 프라이드가 강했기에 오히려 그걸 내려놔야 도전도 하고 잘 살 수가 있더라. 항간에 내가 남편 때문에, 애 때문에 무대에 서지 못한다는 얘기도 있는데 그렇지 않다. 결혼 후 연락 온 걸 내가 거절했다. 발레 외길로 살다 죽는 것도 멋있지만, 생명 하나를 만들어 기르고 보살피는 것도 멋진 2막이다. 만약 무대에 다시 선다면 제대로 하고 싶다. 지금도 항상 몸을 움직이며 몸 상태를 갖추는 건 ‘무용수’라는 자부심이 있어서다. 무대에 서든 안 서든 무용수는 무용수다.”
멘탈이 강해 보인다.
“발레리나는 발레밖에 모른다고 생각하겠지만, 내부의 치열한 경쟁, 갈등이 있다. ‘여인천하’다. 몇십년 간 춤만 배운 게 아니다. 그 안에서 인생을 배웠다. 어떤 시련에도 좌절하지 않고 자신을 추스를 수 있게 됐다. 발레단 생활을 하지 않았으면 진작 무너졌을 거라고 생각한다.”
다음 목표는 뭔가.
“세 식구가 잘 먹고, 아이가 학교에 잘 다니는 것으로 충분하니 욕심내지 않고 싶다. 옷 사업도 확장하지 않기로 했다. 남편과 함께 직접 포장하면서 가내수공업처럼 해 왔는데 그런 시간도 행복하다. 욕심내는 순간 끝이라고 생각한다. 초심을 잃지 않고 앞으로도 지금만큼만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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