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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속 엄마는 몽둥이 들었다…일곱살 여아 학대, 터키 발칵

중앙일보

입력

어머니와 의붓아버지로부터 학대받은 터키 남매가 경찰 조사에서 그린 그림. 악삼 캡처

어머니와 의붓아버지로부터 학대받은 터키 남매가 경찰 조사에서 그린 그림. 악삼 캡처

그림 속 어머니는 손에 든 막대기로 아이를 때리고 있다. 아이는 이를 막으려는 듯 손으로 얼굴을 가리고 있다.

친모·계부가 학대…남매 그림 진술 #"계부와 친구들, 은밀한 곳 만졌다" # 폰충전선·방망이로 수차례 폭행도

아이의 얼굴과 머리, 목, 팔엔 점들이 그려져 있다. 어머니로부터 맞아 생긴 상처와 멍을 점으로 표현했다. 한 그림에선 아이가 고통을 호소하는 듯 입을 크게 벌리고 있다. 다른 그림에선 아픔을 참으려는 듯 꽉 다물고 있다.

어머니와 의붓아버지로부터 학대를 당했던 터키의 일곱살 아이가 경찰 조사 과정에서 그린 그림이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학대당한 어린이가 그린 그림들이 공유되면서 터키 시민들이 분노하고 있다.

어린 남매를 학대한 혐의를 받는 어머니와 의붓아버지. [사진 인스타그램 계정 rahmi_akman]

어린 남매를 학대한 혐의를 받는 어머니와 의붓아버지. [사진 인스타그램 계정 rahmi_akman]

악삼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해당 사건은 터키 남서부 안탈리아에 거주하는 남매의 할머니가 손주들로부터 학대 사실을 전해 듣고 경찰서에 신고하면서 알려졌다.

10세 오빠와 7세 여동생은 지난 2019년 할머니 집을 찾아 의붓아버지와 그의 친구들이 "은밀한 부분을 만졌다"며 성폭행 당한 사실을 털어놨다. 또한 어머니로부터 휴대전화 충전 케이블, 밀방망이 등으로 수차례 맞았다는 사실도 밝혔다.

할머니의 신고로 경찰 수사가 시작됐고 남매가 조사를 받았다. 현지 매체들에 따르면 나이가 어려 글로 표현하는 데 어려움을 겪은 남매는 그림을 통해 학대 당했던 순간을 설명했다. 아이들의 진술 중엔 어머니가 자신들을 의붓아버지와 그의 친구들로부터 학대하도록 하는 대신 돈을 받고 그 모습을 지켜봤다는 내용도 있다.

특히 일곱살 여동생이 그린 것으로 알려진 그림이 SNS에 돌면서 시민들의 분노가 커졌다. 그림 중엔 아이가 다수의 어른과 함께 침대 위에 있는 모습 등 성적 학대를 암시하는 모습도 있었다.

부모는 혐의 부인…보석 상태서 재판

어린 남매를 학대한 혐의를 받는 어머니와 의붓아버지. [사진 인스타그램 계정 rahmi_akman]

어린 남매를 학대한 혐의를 받는 어머니와 의붓아버지. [사진 인스타그램 계정 rahmi_akman]

하지만 어머니와 의붓아버지는 아직 법적 처벌을 받지 않았다. 현지 매체 밀리엣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해 11월 14시간의 조사 끝에 체포됐지만 지난 1월 보석으로 풀려났다. 지난 5월 마지막 변론 기일이 열렸고 오는 9월 법원의 재판이 이어진다. SNS엔 이들의 사형을 요구하거나, 경찰 등의 소극적인 태도를 항의하는 글이 이어지고 있다.

이처럼 여론이 들끓자 터키 교육부는 "법적 절차를 통해 가해자들이 엄중한 처벌을 받을 수 있도록 면밀히 감시하겠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여당인 개발정의당(AKP)도 "안탈리아 두 자녀 학대 사건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가해자들이 가능한 가장 무거운 처벌을 받는 게 우리의 바람"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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