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수 살면 경선판 요동친다…21일 대법 선고 주목하는 與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김경수 경남지사가 지난달 28일 도청 대회의실에서 민선 7기 취임 3주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경수 경남지사가 지난달 28일 도청 대회의실에서 민선 7기 취임 3주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21일로 예정된 김경수 경남지사의 대법원 선고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김 지사 선고 결과가 향후 민주당 대선 경선의 변수가 될 수 있어서다. 김 지사는 대선 과정에서 댓글 여론조작 혐의(컴퓨터 등 장애 업무방해)로 2심에서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 받은 상태다.

민주당 대선 예비경선 후보로 참여 중인 김두관 민주당 의원(양산을)은 10일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민주당의 4월 보궐선거 득표율이 2000년대 초반 수준까지 후퇴했다. 반전의 계기가 절실하게 필요한데 김 지사의 생환이 터닝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지사가 생환할 경우 “부·울·경(PK)가 민주당 정권 재창출의 베이스캠프가 될 것”이라는 논리다.

민주당 대선 후보를 선출하는 경선이 이미 진행중인 만큼, 김 지사가 생환하더라도 뒤늦게 대선판에 뛰어들 걸로 보는 이는 당 내부에서도 드물다. 민주당의 한 친문 의원은 “경선이 진행 중인 만큼 김 지사가 직접 후보로 참가하려면 룰을 깨는 수밖에 없는데, 그런 방식은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봐야한다. 무엇보다도 김 지사 본인이 원치 않을 것”이라며 “대신 김 지사가 누구를 지지하느냐에 따라 경선판이 요동칠 가능성은 있다”고 말했다.

김 지사의 지지가 변수가 될 수 있는 건 ‘친노·친문·86’이 교집합을 이루고 있는 정치적 정체성 때문이란 시각이 일반적이다. 김 지사는 ①1967년생으로 80년대 후반 학생운동에 투신해 세 차례 옥살이를 했고(86정체성) ②노무현 전 대통령이 퇴임한 뒤 봉하마을에 정착해 세상을 떠날 때까지 보좌한 ‘노무현의 마지막 비서관’(친노)이면서 ③ 2011년 시민운동모임 ‘혁신과통합’ 시절부터 문재인 대통령을 보좌(친문)했다. 한 마디로 민주당 핵심 지지층을 결집할 정치적 자산을 두루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반면 민주당 대선주자들의 정체성은 김 지사와 다소 결이 다르다. 최유력 대선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는 ‘비문’ 이미지가 뚜렷하고, 이낙연 전 대표와 정세균 전 총리는 친노·친문 이미지 보다는 호남 정체성이 더 강렬하다. 민주당의 한 초선 의원은 “각 주자들에게 부족한 점을 김 지사가 채워줄 수 있다. 또 김 지사 선고일이 본경선 시작 직전인 만큼 김 지사 발언에 대한 주목도도 높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대로 김 지사의 2심 유죄 판결이 대법원에서 확정될 경우, 민주당 대선 가도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