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극단의 『간계와 사랑』여출가 프랑크 아놀트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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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서양에서 시작된 연극을 수용하는 과정에서 한국의 연극인들이 한국적 전통을 찾고 보존·계승하려는 노력을 보이고 있는데 감명받았습니다.』
25일부터 30일까지 국립극단이 주한독일문화원과 공동으로 국립극장대극장무대에 올리는 쇨러의 『간계와 사랑』(Kabale und Liebe)의 연출을 맡은 서독의 신인연출가 프랑크 아놀트씨(32).
그는 그동안 국립극단단원들과 연습하면서 배우들의 연기력 수준이 높은데 놀랐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한국의 경우 리얼리즘계통의 연극도 신화적·비유적으로 연기되고 전달되는 등 동서 양문화 감각의 차이를 연극에서도 발견할 수 있었다』고 말하고 따라서 독일연극을 어떻게 한국관객에게 전달할 것인가의 문제에 대한 답은 『독일에서 독일사람이 생각하는 독일연극을 한국관객에게 보여주는 것』이라 밝혔다.
유럽에서의 독일연극의 위치에 대한 질문에 그는 한마디로 『최정상』이라고 말하고 그 근거로 『지난여름 프랑스아비뇽연극제와 심포지엄에 참석했을 때 전세계 연출가들이 만장일치로 독일연극을 가장 뛰어난 것으로 평가했다』고 소개했다.
그 이유는 『페터 슈타인 에리히본더 등 세계적인 연출가들과 배우들, 또 위르겐 로제, 이번에 함께 내한한 게르트 로데 등 무대장치 및 의상디자인 전문가들의 공헌이 크고 무엇보다 유럽국가들 중 정부의 지원이 가장 많기 때문』이라고 정부의 재정지원이 연극을 살리는 길임을 강조했다.
아놀트씨는 베를린출생으로 베를린자유대에서 철학과 연극학을 공부한 뒤 베를린예술대를 거쳐 79년 베를린쉴러극장에서 배우로 데뷔했다.
현재는 베를린시립극장에서 감독·배우로 활약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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