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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제재 정책 완화 추진 … 늦여름께 최종 완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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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AFP=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AFP=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 행정부가 미국이 다른 나라에 징벌적 제재를 부과하는 방식에 변화를 주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6일 보도했다.

WSJ "제재를 경제적 압박 도구로 #마구 사용한 트럼프와는 다른 길"

현재 미국의 제재 정책이 제재를 통해 얻고자 하는 정책 변화를 끌어내지 못하고 있어 쇄신이 필요하다는 취지다. 제재를 외교 정책의 중요한 수단으로 삼아 광범위하게 사용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정책과 크게 달라질지 주목된다.

바이든 행정부는 미국의 제재 정책에 대한 광범위한 검토를 거의 완료했으며, 늦여름께 최종 완성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WSJ가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WSJ는 이 검토에 관여하고 있는 익명 관리를 인용해 새로운 제재 정책은 "전면적인 압박 작전을 중단하고, 부수적인 경제적 피해를 방지하며, 일방적이 아니라 동맹과 공동으로 행동하는 것을 목표"로 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번 정책 개편은 제재를 외교 정책 도구로 삼아 역대 어느 정부보다 더 빈번하게 사용한 트럼프 행정부 정책으로부터 급격한 전환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북한과 이란, 베네수엘라 등 적성국에 경제적 압박을 행사하려는 노력으로 경제 전반을 폭넓게 겨냥한 제재를 부과했다.

그 결과 이란과 베네수엘라 경제는 쪼그라들었고, 북한을 국제 금융·무역 네트워크로부터 단절시키는 단기 성과를 가져왔다.

하지만 해당 제재가 새로운 외교적 합의를 끌어내거나 적성국 행동에 실질적 변화를 가져오지 못했다는 점에서 독자적으로 사용할만한 가치가 있는 도구인지 의구심을 갖게 됐다는 게 바이든 행정부 인식이다.

하지만 제재를 무조건 완화하자는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 행정부 관료들은 제재는 외교 정책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동맹 협력과 설득을 수반하는, 보다 큰 외교적 노력의 일부여야 한다는 입장이다.

제재 전문가인 엘리자베스 로젠버그 미 재무부 차관보는 지난 6월 상원 인준 청문회에서 "의회와 협력이 필요하며 행정부 전반과 해외 카운터파트, 민간 부문, 시민사회 등과 협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트럼프 행정부 때 관료들은 바이든 행정부가 다른 나라와 충분한 약속 없이 제재를 완화함으로써 지난 4년 동안 쌓은 외교적 영향력을 낭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국제사회가 합의하고 동맹 간 협의하기까지 기다리면 정책을 놓고 타협하게 되고, 그것은 미국의 국가안보를 약화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런 이유로 그동안 외교정책을 결정할 때 미국이 단독으로 행동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바이든 행정부는 국제사회와 공조하는 제재야말로 이를 통해 추구하는 정치적 압박을 강화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제재 완화 정책은 바이든 행정부가 이란과 핵 합의를 재개하면서 사실상 실행에 들어갔다. 바이든 행정부는 이란이 2015년 핵 합의에 복귀하는 대가로 주요 제재를 해제하는 계획을 유럽 동맹들과 조율했다.

단 워싱턴 관가에선 북한에 대한 제재 완화 언급은 아직 나오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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