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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큰 접시론 내세운 윤석열 “文 아닌 與강경코어가 문제”

중앙일보

입력

“정권교체를 위해선 빅 플레이트(큰 접시)가 필요하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집권 플랜이 구체화하고 있다. 지난달 29일 출마 선언을 통해 “열 가지 중 아홉 가지 생각은 달라도 정권교체라는 한가지 생각을 같이하는 모든 사람은 힘을 합쳐야 한다”고 했던 그가 이를 ‘큰 접시론’으로 집약해나가는 모양새다.

윤 전 총장은 지난 2일엔 원희룡 제주지사를, 3일에는 권영세 의원과 연쇄 회동했다. 참석자들에 따르면 윤 전 총장은 이 자리에서 빅 플레이트를 여러 차례 언급했다고 한다. “보수와 중도는 물론 정부·여당에 실망한 진보세력까지 모두 담아야 압도적인 정권교체가 가능하다”는 것이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 뉴시스

윤석열 전 검찰총장. 뉴시스

4일에는 ‘빅 플레이트=반문(반문재인) 빅텐트’로 인식하는 지인들에게 “문재인 대통령 개인을 비판하면서 ‘문 대통령에게 반대하는 세력은 다 모여라’고 하는 건 내 생각과 다르다. 더불어민주당 코어 그룹과 여기서 배출하는 세력, 또 이들과 합세해 자유민주주의와 상식을 파괴하는 세력이 문제”라고 설명했다고 한다.

이재명 경기지사의 ‘미 점령군’ 발언을 겨냥해 이날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겠다. 상식을 파괴하는 세력이 더는 국민을 고통에 몰아넣지 못하게 하겠다”고 페이스북에 글을 올린 것도 그의 이런 인식에서 나온 것이라는 게 측근 인사의 설명이다.

이 측근은 “윤 전 총장은 중도와 진보, 탈진보 진영을 아우르는 장외 행보를 하고 국민의힘은 보수진영을 중심으로 외연을 확장하면서 결국 원팀으로 결합해 정권교체를 이루는 게 최선의 시나리오”라고 말했다. 또 “당분간 윤 전 총장은 진영 논리를 떠나 공정과 자유민주주의 복원을 바라는 국민 목소리를 경청하는 식으로 최대한 넓은 유권자 스펙트럼을 커버해 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런 맥락에서 지난달 11일 김대중 도서관을 방문해 김대중 전 대통령에 대해 존경을 표한윤 전 총장은 이르면 이번 주 호남을 방문한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권영세 국민의힘 의원이 3일 서울의 한 식당에서 회동을 하고 있다. 뉴시스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권영세 국민의힘 의원이 3일 서울의 한 식당에서 회동을 하고 있다. 뉴시스

윤 전 총장과 국민의힘 간의 결합 시기와 관련해 정치권에선 윤 전 총장이 야당 중진들과 잇따라 접촉 중인 사실에 주목한다. 윤 전 총장은 “민심 경청 후 입당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야당 핵심 인사를 잇달아 만나면서 “사실상 입당 논의가 시작된 것”으로 이해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당내 대선 주자인 하태경 의원은 이날 기자들에게 “윤 전 총장을 만나면 입당 이야기도 하겠지만, 공통의 비전이나 공약이 있는지 상의해 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전날(3일) 윤 전 총장을 만났던 권영세(당 대외협력위원장) 의원은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국민의힘과 윤 전 총장은 열 가지 모두가 같으니 이른 시일 내에 입당해 정권교체를 이루자고 제안했다”며 “수시로 소통할 예정이지만 당장 입당하라고 재촉하거나 압박하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준석 대표도 지난 1일 입당 문제에 대해 “밀고 당기기를 강하지 않게 하면서 지켜보겠다”고 했다.

한편, 윤 전 총장은 이날 기자들에게 보낸 ‘반론 및 입장’ 자료를 통해 2013년 처가 사건에 압력을 행사해 징계를 받았다는 의혹에 대해 “일방적인 거짓주장”이라고 반박했다. 윤 전 총장은 2013년 말 법무부 공고문을 증빙자료로 제시하면서 “당시 국정원 댓글 사건에 항명했다는 사유와 공직자 재산 신고 시 단순 실수로 징계를 받았음이 명백히 확인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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