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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사상 최고치 기록했지만, 개인 투자자들은 재미 못 봤다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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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42호 01면

[SPECIAL REPORT]
코스피 미스터리, 왜 돈 번 개미 없을까

25일 코스피가 종가 기준으로 사상 최고치인 3302.84를 기록했다. 신인섭 기자

25일 코스피가 종가 기준으로 사상 최고치인 3302.84를 기록했다. 신인섭 기자

1월 말 1주당 8만5000원 정도에 삼성전자 주식을 산 김모(43)씨는 요즘 증권사 HTS(온라인 주식매매 시스템)를 볼 때마다 속이 끓는다. 지수는 사상 최고치라는데, 정작 자신의 투자 수익률은 ‘마이너스’이기 때문이다. 김씨는 “실적이 좋아 연내 10만원까지 간다고 해 샀는데, 상반기 7만원 후반대에 머물렀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최근에야 8만원선을 겨우 회복했다.

개미들 선호한 삼성전자 등 하락 #신흥·중소형주가 지수 끌어올려 #외국인·기관·펀드는 높은 수익

코스피가 25일 사상 처음으로 3300선을 돌파했다. 코스피는 이날 외국인·기관 매수세에 힘입어 전일 대비 16.74포인트(0.51%) 오른 3302.84에 마감했다. 코스닥은 전일보다 소폭 내린 1012.13으로 마감, 1000선을 지켰다. 증시가 거침없이 내달리고 있지만 정작 올해 들어 증시에 뛰어든 개인 투자자 상당수는 김씨와 같은 처지다.

개인이 대거 매수한 삼성전자·SK하이닉스·현대모비스·LG전자·삼성SDI와 같은 시가총액 상위 대형주의 주가는 연초 대비 하락했기 때문이다. 이들 기업은 코로나19 속에서도 실적이 나쁘지 않아 연초만 해도 올해 지수 상승을 이끌 것이라는 기대감이 컸다. 그러나 외국인의 매도 속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25일 기준 연초 고점(1월 11일) 대비 각각 10.33%, 3.38%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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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6월 18일까지) 개인은 52조원을 순매수했는데, 이들 톱5 대형주의 비중이 61.5%에 이른다. 적어도 올해 들어 증시에 투자된 개인 투자자금의 60%는 돈을 벌지 못하고 있다는 얘기다.

대형주가 내리는 사이 네이버·카카오 등 신흥주와 중소형주가 급등하면서 코스피는 내달리고 있다. 돈은 신흥·중소형주에 투자한 일부 개인 투자자와 펀드 투자자, 외국인·기관이 벌었다. 외국인·기관은 연초 지수가 급등하자 1분기에만 37조원을 내다 팔았다. 김영익 서강대 경제대학원 교수는 “1분기에도 증시가 나쁘지 않았던 만큼 차익 실현에 나섰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개인은 언제쯤 돈을 벌 수 있을까. ‘동학개미의 스승’으로 불리는 박세익 체슬리자문 대표는 “하반기엔 코로나19 외에도 인플레이션, 금리, 대선과 같은 변수가 도사리고 있어 수익을 내기에는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그동안 증시를 견인했던 유동성 파티마저 종착지를 향해 가고 있어 하반기엔 기업 실적이 시장을 주도할 요인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황정일·황건강 기자 obidiu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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