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의 고르바초프」 꼭 나온다|CS 모니터지 보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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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대부분의 서방 및 한국 전문가들은 소련 및 동구권에 경제 개혁의 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소련 공산당 서기장 미하일 고르바초프와 같은 지도자가 조만간에 북한에는 등장하지 않고 김일성 주의가 가까운 장래에 계속 유지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지만 언젠가는 평양에도 고르바초프와 같은 지도자가 등장할 가능성이 있다고 한 아시아 전문가가 6일 말했다.
캘리포니아주 몬트레이 소재 해군 대학원 교수인 에드워드 올슨 박사는 이날 크리스천 사이언스 모니터지에 기고한 글에서 정체된 북한은 외부 세계에 등을 돌림으로써 발전하는 한국과의 「불쾌한 비교」를 벗어나고 있다고 말하고 북한 지도부는 이제 곧 한국으로부터의 진정한 혁명적 도전에 직면해 새로운 지도력의 필요성을 느낄 것이라고 전망했다.
올슨 박사는 김일성 부자는 많은 외국의 관측통들이 전망하는 것보다 더 오래 현 체제를 지속시킬 수 있을지 모르지만 조만간에 북한은 동구권 국가들이 겪고 있는 것과 같은 힘겨운 시련에 직면, 궁극적으로는 세계적인 혁명의 바람에 대처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북한이 혁명적인 외풍에 직면하는 날 북한의 지도부는 김일성 주의가 너무 뿌리가 깊기 때문에 거리낌없는 중국의 모택동 격하 운동을 모방할 수는 없을 것이며 모택동의 유산에 대한 교묘한 사상적인 수정 작업이나 소련의 레닌 취급과 같은 방법으로 김일성을 재평가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일성 후계자들은 김일성이 사용하던 말들을 사용하다가 아시아에서 거역할 수 없는 변화의 바람이 불면 김일성이 사용하던 말들을 새로운 시대에 맞게 변형해야 할 것이라고 그는 말하고 이러한 과정을 겪다보면 자체 내에서 김일성 주의를 옹호하되 내용을 의미심장하게 변형시키려는 「북한의 고르바초프」가 김일성의 후계 세대에서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이러한 단계에 접어들면 드디어 북한에 실질적인 변화가 일어날 것이며 한반도 주변사태가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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