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독 시위 6개 도시 확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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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동베를린 로이터·AP=연합】민주화를 요구하는 동독인들의 시위는 6일 라이프치히시에서 50만명의 시민들이 우천에도 불구하고 대대적인 민주화 시위를 벌인데 이어 다른 5대 도시에서도 수만명의 시민들이 민주 개혁과 자유 여행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동독 관영 ADN통신은 이날 남부 공업 도시인 라이프치히에서 수십만명의 시민들이 시위를 벌였으며 이날 라이프치히시 시위는 지난 9월말 이후 최대 규모였다고 덧붙였다.
교회 소식통들은 이날 라이프치히의 시위 군중 수가 50만명을 기록했다고 전하고 이들 시위대들은 심하게 내리는 비에도 불구하고 자유 선거와 해외 여행의 자유화를 요구하는 깃발 등을 내걸고 도심지에서 대대적인 시위를 벌였다고 말했다.
교회 소식통과 다른 목격자들은 이날 남부 할레시에서 최소한 8만명의 시민들이 민주화 요구 시위를 벌인데 이어 할레시 근처에 있는 카를 마르크스 슈타트시에서도 5만명의 시민들이 현정부 퇴진을 요구하는 반정부 시위를 벌였다고 전했다.
이들 도시 외에도 북부 슈베린시에서 수만명, 그리고 베를린 서부 마그데부르크시와 드레스덴시에서도 수천명의 시민들이 각각 반정부 가두 시위를 벌였다.
이날 시위는 지난 4일 1백만명이 동독 사상 최대 규모의 민주화 요구 시위를 벌인데 이어 두번째로 큰 규모다. 한편 서독 정부는 6일 동독 당국에 대해 동독인들의 계속되는 서방 탈출을 막기 위해 자유 선거를 실시하라고 촉구했다.
서독은 또한 동독이 처음으로 해외 여행의 권리를 부여하는 새로운 여행 법을 마련한 것은 분명한 진전이긴 하나 이는 제1단계 조치에 불과하다고 지적, 보다 많은 개혁 조치가 취해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디테르 보겔 서독 정부 부대변인은 시간당 거의 1백명의 동독인들이 체코슬로바키아를 거쳐 서독의 바이에른주에 도착하고 있는 현 상황에서 동독 지도부는 「국민들의 뜻」에 순응하지 않을 수 없는 소명을 받고 있다고 진단하고 『동독인들은 앞으로도 여행의 자유화 이상의 것을 요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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