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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숙 여사도 스페인 왕비도 샀다, 4000원짜리 복권 뭐길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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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과 스페인을 국빈 방문 중인 김정숙 여사가 15일(현지시간) 스페인 마드리드왕궁에서 열린 공식 환영식에 참석해 레티시아 오르티스 로카솔라노 왕비와 환담 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과 스페인을 국빈 방문 중인 김정숙 여사가 15일(현지시간) 스페인 마드리드왕궁에서 열린 공식 환영식에 참석해 레티시아 오르티스 로카솔라노 왕비와 환담 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과 스페인에서 국빈방문 일정을 소화 중인 김정숙 여사가 레티시아 왕비와 장애인 지원단체 ‘온세’ 재단을 16일 방문했다.

온세 재단은 시각장애인들의 교육과 취업, 복지 등 지원을 위해 1938년 시각장애인들 주도하에 설립된 후 스페인 정부가 운영했다. 1982년부터는 각 정부부처로 구성된 보호감시위원회 관리하에 자율적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현재 7만명 넘는 장애인들의 교육과 사회 편입 등을 지원하고 있다.

김 여사는 “청와대에도 발달장애인 최차원 작가의 작품이 걸려 있다”며 “장애인의 존엄함을 지켜주고 있는 온세 재단과 왕실의 노력에 경의를 표한다”고 말했다. 이어 ‘장애인을 위한 제품 전시장’에 한국의 벤처기업 ‘닷’이 개발한 세계 최초의 점자 시계 ‘닷워치’를 기증했다. 이 제품은 2019년 레티시아 왕비 방한 당시 김 여사와 동반한 ‘한-스페인 소셜벤처 간담회’에서 소개됐던 제품이기도 하다. 김 여사는 “손목 위에 놓인 점자로 세상과 통하는 길이 넓어지기를 바란다”고 기증의 뜻을 밝혔다.

김 여사는 재단 정문에서 ‘온세 복권’에 대해 알려주기 위해 기다리던 복권 판매인을 만났다. 스페인 국민에게 온세 복권은 당첨보다 기부와 나눔의 실천이라는 설명을 들은 김 여사는 “복권을 사면 장애인을 도울 수 있다는 재원 마련방식이 신선하다”며 “남을 위해 사는 착한 복권이니 나도 구매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레티시아 왕비 또한 복권을 구매해 서로에게 선물했다. 온세 복권은 3유로(약 4000원)에 구매할 수 있으며 복권 판매인이 모두 장애인이어서 복권 구매 자체가 장애인을 위한 기부로 인식되고 있다고 한다.

김 여사는 레티시아 왕비에게 “우리나라에도 서로 어려울 때 도움을 주는 ‘품앗이’라는 오랜 전통이 이어져 왔다”며 “공동체 의식이 강한 우리 국민도 이런 복권이라면 앞다투어 살 것이다. 스페인의 훌륭한 장애인 정책의 현장을 경험했다”고 말했다.

스페인(마드리드)=공동취재단, 서울=이가영 기자 lee.g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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