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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톱배우 의존 않겠다…재미면 재미, 감동이면 감동 하나에 초점”

중앙일보

입력

스튜디오 지니 로고 앞에 서 있는 김철연 대표(왼쪽)와 윤용필 대표(오른쪽). [사진 KT]

스튜디오 지니 로고 앞에 서 있는 김철연 대표(왼쪽)와 윤용필 대표(오른쪽). [사진 KT]

“현재 텐트폴(흥행이 확실해 현금 흐름의 지지대 역할을 하는 상업 영화)의 기준이 작품의 퀄리티보다는 일부 출연진과 작가의 출연료가 되는 것 같다. 제작비를 많이 투입한다고 텐트폴인 건 아니다. ‘톱클래스’ 배우에만 의존하면 결국 남는 게 없다. 우리는 세계관과 스토리로 승부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본다.” (김철연 KT스튜디오지니 공동대표)

윤용필·김철연 KT스튜디오지니 공동대표 #“IPTV·OTT 등 다양한 플랫폼이 KT의 강점 #플랫폼마다 히트하는 ‘킬러 콘텐트’ 지향”

통신사에서 디지털 플랫폼 사업자(디지코)로 변신을 선언한 KT가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콘텐트 강화에 나선다. 그 중심에 ‘스튜디오지니’가 있다. 콘텐트 투자부터 제작, 유통을 아우르는 역할을 한다.

첫발을 뗀 스튜디오지니가 가장 먼저 한 일은 인재 영입이다. CJ ENM과 네이버를 거친 김철연(50) 대표를 영입해 KT그룹 내 콘텐트 전문가로 꼽히던 윤용필(56) 사장과 공동대표 체제를 갖췄다.

김철연 대표는 CJ ENM에서 콘텐트 기획ㆍ제작ㆍ글로벌 사업을 20여 년 간 맡다가 지난해 3월 네이버에 합류했다. 그리고 1년 만에 스튜디오지니로 이직했다. 이와 함께 KT는 2023년 말까지 최소 4000억원을 투입해 원천 지적재산권(IP) 1000개 이상, 오리지널 드라마 100개 이상을 확보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지난 11일 오후 서울 강남에 있는 스튜디오지니 사무실에서 두 대표에게 자세한 얘기를 들어봤다.

KT스튜디오지니만의 콘텐트를 하나의 키워드로 표현한다면
“(김철연 대표) 다른 스튜디오에 비해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보여줄 예정이다. 그룹 내에 TVㆍ인터넷TV(IPTV)ㆍ온라인 동영상서비스(OTT) 등 다양한 플랫폼이 있다. 여기에 맞게 유통할 수 있도록 우리만의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할 계획이다. 각 플랫폼마다 히트하는 ‘킬러 콘텐트’가 다를 수 있다. 가령 TV에서는 흥행하지 않아도 OTT에서는 크게 뜰 수는 콘텐트가 있다. 일단 재미면 재미, 감동이면 감동 이런 식으로 각각의 콘텐트가 추구하는 한두 가지 콘셉트를 명확하게 하겠다는 게 기본 방침이다. 모든 걸 다 갖춘 콘텐트를 고르다 보면 (특징 없이) 둥글둥글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스튜디오지니가 생각하는 대작 드라마에 대한 생각은?
“(윤용필 대표) 넷플릭스 신작 중에 ‘스위트 투스: 사슴뿔을 가진 소년’이 있다. 사람들이 질병에 걸려 동물과 혼혈인 아이가 태어난다. 그 중 사슴뿔을 가지고 태어난 아이가 모험을 떠나며 겪는 이야기다. 유명 배우 없이, 신인 위주로 구성했는데 스토리의 세계관이 크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도 이렇게 세계관과 스토리로 승부할 수 있는 쪽을 고민하고 있다.”
‘스튜디오지니가 그룹 내 중간지주의 역할을 할 것이다’는 얘기가 있는데, 구체적인 역할은?
“(윤 대표) 정관상 중간지주로 정의되는 건 아니다. KT에 ‘스토리위즈’ ‘스카이TV’ ‘시즌’ 등 다양한 콘텐트 관련 조직이 있는데, 그 구심점이 필요했다. 요즘 콘텐트 시장에서는 빠른 의사결정이 생명과도 같다. 이를 위한 의사결정 협의체라고 보면 될 것 같다. 또 한 작가를 두 개의 조직이 동시에 섭외하는 등의 불필요한 낭비를 줄이자는 취지도 있다. 스튜디오지니는 KT 내에서 가장 ‘KT 같지 않은’ 조직으로 꼽힌다. KT그룹 계열사 중 인력 구성이 가장 다양하기 때문이다.”
스튜디오지니의 기업문화를 소개하면?    
“(김 대표) 구현모 KT 대표는 ‘스튜디오지니는 KT 내부에 있지만, 새로운 업에 맞는 문화를 만들어라’고 강조한다. 지금은 스튜디오지니만의 문화를 만들고 있는 중이다. 실제 스튜디오 지니는 그룹 내에서 많은 예외를 인정받고 있다. 여기에서 결정하는 프로세스는 그룹의 기준에 따르지 않는 경우가 많다.”   

권유진 기자 kwen.y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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