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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진 "뒤통수 때리며 술 따르라던 그, 대법관까지 했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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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과거 한 고위 법관이 자신에게 폭력을 행사하고 성차별적 행동을 했다고 폭로했다. 그는 당시 그 인물이 누구인지 실명을 밝히지는 않았지만, 최근 공군에서 극단적인 선택을 한 여성 부사관 성추행 사건에 공감한고 연대해야 한다는 의미에서 자신의 과거사를 언급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의원은 11일 오전 YTN 라디오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당시 사건을 언급했다. 지난 10일 이 의원은 '공군 성추행 부사관 사망사건' 법사위 현안질의에서 "예전 사법연수원 때 고위직 법관이 제 뒤통수를 치면서 술을 따르라고 했다"고 말한 바 있다.

이수진 더불어민주당 의원. 연합뉴스

이수진 더불어민주당 의원. 연합뉴스

이날 이 의원은 "20년 전 당시 다른 여성들도 그런 일들을 겪었을 텐데 제가 처음으로 사과를 받아야 하겠다고 저항을 했다"며 "더 조직적으로 회유를 했다. 사과를 받지 말라, 조직에 해가 된다는 식으로 압박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냥 사과라도 받겠다는데 그게 그렇게 힘들었다"며 "거의 한 달을 계속 버티며 '사과하지 않으면 언론에 내겠다'고 했더니 결국 와서 사과는 했다"고 과거를 떠올렸다.

이 의원에 따르면 당시 그 인물은 사과 후에도 이 의원을 냉대했다고 한다. 이 의원은 "'너 잘났다' 그런 식으로 굉장히 냉대하더라"라며 "보복적인 언사도 해서 심정적으로 다니기가 힘들어 1년간 휴직을 했다"고 고백했다.

이 의원은 자신은 법관 임명이 1년 늦었다고 말하며 "그러나 그분은 대법관까지 했다"고 말했다.

라디오 인터뷰 뒤 이 의원은 언론과의 통화에서도 당시 그 인물이 누구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그는 "20년 된 일인데 (누구인지까지) 이야기를 하겠느냐"며 "지금 군에서 일어나는 일에 더 신경을 써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조직의 성차별 사례를 이 의원 본인이 직접 겪은 만큼, 현재 진행형인 여성 부사관 사건에 더 신경 쓰겠다는 의미에서 과거 이야기를 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그러면서 그는 "20년 전과 지금 같은 상황"이라며 "고통을 공감하고 있다, 연대해야 한다는 뜻에서 말씀드린 것"이라고 덧붙였다.

오원석 기자 oh.won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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