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1TV 『울밑에선…』|집필 맡은 박정란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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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극적인 전개로 시청자들을 자극하기보다 잔잔하게 마음에 와 닿는 한 여인의 인간사를 펼쳐 보일거예요.』
6일부터 KBS-1TV 일일연속극 『회전목마』 후속으로 방송될 새 드라마 『울밑에선 봉선화』의 작가 박정란씨(48).
자신의 성격만큼이나 잔잔한 「우리 어머니」의 이야기를 하고싶어 박씨는 지난 81년 KBS-2TV의 『무지개』이후 일일극을 쓰지 않겠다는 자신과의 약속을 떨치고 펜을 잡았다.
『일일극이 작가에게 주는 부담은 감당하기 힘들 정도죠. 더구나 저는 어렵게 글을 쓰는 스타일이라 다른 작가들보다 시간이 2배 이상 걸리거든요.』
68년부터 방송극작가로 활동하기 시작, 이제 20년이 넘는 경력을 축적했음에도 불구하고 창작의 어려움과 시청자들에 대한 경외감은 더해만 가는가 보다.
『매주 수요일 녹화연습시간에 방송국에 나와 지켜보며 조언하는 외에는 거의 바깥출입을 못하고 있어요. 요즘은 절필을 선언한 김주영씨의 용기가 부럽더군요.』
『울밑에선 봉선화』는 작가 박씨가 어려서부터 들어온 여인들의 얘기를 엮은 드라마. 우리가 잃어가고 있는 과거를 1920년대부터 살아오며 시대적 아픔을 체험해 가는 한 여인을 통해 되돌아보며 오늘의 우리를 반성해 보자는 것이다.
이번 드라마에서 여주인공으로 언니 김미숙과 동생 전인화가 캐스팅돼 여인사를 연기하게 된다.
『드라마는 여러 가지 전형적인 인물을 제시하는 것이죠. 나쁜 사람은 나쁘게, 좋은 사람은 좋게 그릴 뿐입니다. 시청자들은 이런 인물들을 이해하는 가운데 스스로 드라마가 요구하는 해답을 찾을 수 있을 겁니다.』
박씨는 최근의 자극적이고 해프닝 위주의 드라마와는 다른 자신의 작품을 평가하는 몫은 시청자에게 넘겼다.

<오병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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