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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열한 연장 승부 끝, 걸그룹 댄스로 환호한 장하나

중앙일보

입력

장하나가 6일 롯데 오픈 최종 라운드 4번 홀에서 네잎클로버를 들어올리면서 환하게 웃고 있다. [사진 KLPGA]

장하나가 6일 롯데 오픈 최종 라운드 4번 홀에서 네잎클로버를 들어올리면서 환하게 웃고 있다. [사진 KLPGA]

 6일 인천 서구 베어즈베스트 청라 골프 클럽. 한국 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롯데 오픈에서 연장 승부를 펼친 장하나(29)는 18번 홀(파4) 그린 옆 벙커에서 시도한 세 번째 샷을 홀 70cm에 붙이고 결연한 표정을 지어보였다. 우승 경쟁을 하던 유해란(20)이 파 퍼트를 놓쳤다. 침착하게 그린에 선 장하나는 파로 지켜내고선 주먹을 불끈 쥐고 흔들었다. 마침내 기다렸다는 듯 표정을 푼 장하나는 동료들의 축하를 받고선 걸그룹 브레이브 걸스의 ‘롤린’ 댄스를 선보이면서 신나게 우승을 자축했다.

KLPGA 투어 롯데 오픈 연장 끝 우승 #정규 투어 통산 상금 50억원 첫 돌파

장하나는 롯데 오픈 우승으로 KLPGA 투어 통산 14번째 정상에 올랐다. 특히 우승 상금 1억4400만원을 더해 정규 투어 통산 상금 50억원을 돌파했다. 2010년 12월 현대 차이나 레이디스 오픈 데뷔 후 10년 6개월 만에 정규 투어에서만 51억3461억원을 벌어들였다. 지난달 30일 E1 채리티 오픈 3위에 올라 정규, 2부 투어를 합해 KLPGA 투어 첫 개인 통산 상금 50억원을 넘어섰다. 장하나는 “상금은 전부 어머니한테 드리고 있다. 어머니한테 용돈을 타서 맛있는 것 먹으러 가고 싶다”고 말했다.

장하나는 이전까지 통산 13승 중 9승을 8월 말 이후에 거둬 ‘가을 여왕’으로 불렸다. 그러나 올 시즌엔 봄부터 좋았다. 그는 고교 시절 이후 12년 만에 국내(경남 김해)에서 겨울 전지훈련을 소화했다. 지난해 교정했던 스윙 폼을 더 가다듬고, 체력과 유연성을 기르는데 초점을 맞춰 만족스러울 만큼 시즌 준비를 잘 했다. 그리고 롯데 오픈까지 올해 치른 7개 대회 중 기권한 1개 대회(KLPGA 챔피언십)만 제외하고 모두 톱10에 들었다.

한동안 통산 상금 50억원 기록을 넘어야 한단 부담이 있었다. 그래도 시즌 초반 연이어 선두 경쟁을 하면서 상반기 내 우승에 대한 자신감을 키웠다. 그리고 마침내 초여름에 시즌 첫 승을 거뒀다. 유해란, 박주영(31)과 엎치락뒤치락 우승 경쟁을 하던 장하나는 16번 홀(파4)에서 12m 거리 버디 퍼트를 넣고 한번 포효했다. 이어 연장 첫 홀에서 회심의 벙커샷으로 마지막에 환하게 웃었다. 장하나는 “남자 골프에 최경주 프로가 있다면, 여자 골프 벙커샷에선 내가 있다. 그만큼 벙커샷을 자신있게 하다보니까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전날 위 경련 때문에 컨디션 난조였단 그는 “후반 들어 주변에서 누군가 ‘화이팅’을 외쳐준 걸 듣고 없던 힘이 생겼다”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올 시즌 끝까지 치러낸 대회 모두 톱10에 오른 장하나는 3승을 거둔 박민지(5억404만원)에 이어 시즌 상금 2위(3억8070만원)로도 올라섰다. 장하나는 “기록에 연연하지 않고 내 갈 길만 가겠다. 내 자신을 더 갈고 닦으면서 더 열심히 하는 골퍼가 되겠다”고 말했다.

최종 라운드 중반까지 선두였던 박주영은 후반 9개 홀에서 3타를 잃는 바람에 합계 4언더파 공동 4위로 마쳤다. 이날 유일하게 보기 없는 라운드를 치르면서 2타를 줄인 최혜진(22)은 합계 5언더파로 3위에 올라 시즌 최고 성적을 냈다. 올해 KLPGA 투어 대상 4연패를 노리는 최혜진은 시즌 초반 부진을 이번 대회에서 말끔하게 털어냈다.

인천=김지한 기자 kim.jih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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