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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호 사고 때, 안전관리자·안전교육·안전모 없었다…5명 입건

중앙일보

입력

평택항에서 작업 중 숨진 고(故) 이선호 씨 빈소에서 방문객들이 조문하고 있다. 연합뉴스

평택항에서 작업 중 숨진 고(故) 이선호 씨 빈소에서 방문객들이 조문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4월 평택항에서 일하다 컨테이너 사고로 숨진 고(故) 이선호씨의 사망 경위를 수사 중인 경찰이 원청업체인 '동방' 관계자 등 5명을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

경기 평택경찰서는 전날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동방 측 관계자 3명과 현장에 있던 하청업체 관계자, 사고를 일으킨 지게차 기사 등 2명을 참고인에서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해 조사하고 있다고 4일 밝혔다.
이들은 지난 4월 22일 평택항 부두에서 화물 컨테이너 적재 작업을 하면서 적절한 안전조치를 하지 않아 이씨를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사고 현장 안전관리 소홀 확인"  

현행법상 일정 규모 이상의 컨테이너 작업을 할 때는 사전에 계획을 세우고 필요한 안전조치 방안 등을 마련한 뒤에 작업을 시작한다. 하지만 당시 이씨가 투입된 작업은 사전에 계획된 바 없이 즉흥적으로 이뤄진 것으로 조사됐다. 이 때문에 안전관리자나 수신호 담당자 등이 배치되지 않았다.

조사 결과 이씨는 당시 관련 교육도 받지 않고 컨테이너 정리 작업에 투입된 것으로 확인됐다. 현장 인근 폐쇄회로 TV(CCTV)를 확인한 결과 이씨 등 대부분의 작업자가 안전모 등 안전 장비를 착용하지 않고 일한 사실도 드러났다.
경찰 관계자는 "당시 사고 현장에서 안전관리에 소홀했던 점이 확인돼 이들을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했다"고 말했다.

혐의 무거운 이들은 구속영장 신청도 검토 

경찰은 이날부터 오는 6일까지 이들을 차례로 소환해 관련 혐의를 조사할 예정이다. 이들 중 혐의가 무거운 사람은 구속영장을 신청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일부에서 제기된 컨테이너 오작동 문제를 확인하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원 등에 감식도 의뢰한 상태다. 결과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

한편 이씨는 지난 4월 22일 오후 4시 10분쯤 평택항 수출입화물보관 창고 앞에 있던 개방형 컨테이너 내부 뒷정리를 하던 중 무게 300㎏가량의 지지대가 무너지면서 아래 깔려 숨졌다. 이씨 유가족은 철저한 진상조사와 책임자 처벌, 재발 방지 등을 요구하며 40일이 넘도록 장례를 치르지 않고 있다.
최모란 기자 mor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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