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인터뷰] 토머스 허버드 대사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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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허버드 대사와의 인터뷰는 지난 9일 서울 종로구 세종로에 있는 미국 대사관 8층 대사 집무실에서 약 한시간 동안 이뤄졌다.

대사관 입구에서부터 대사 집무실까지 가는 동안 우리는 두 번의 검색대를 거쳐 엘리베이터를 탔다. 이 과정에서 사전에 허가받은 녹음기와 카메라를 제외한 다른 모든 전자기기를 경호팀에 맡겨야만 했고 8층에 도착해서는 감시 카메라가 설치된 접견실을 거쳐야 했다. 9.11 테러 이후 미국민의 테러에 대한 공포와 대처가 얼마나 일상화됐는지를 보여주는 모습들이었다.

허버드 대사는 오랫동안 한국을 담당해 온 외교관답게 다양한 이슈에 대해 자신감을 감추지 않으면서도 차분한 어조로 대답했다. 광주사태 문제와 반미감정 문제 등에 대해서는 미국민의 진의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은 데 대해 답답해 하면서도 성숙한 한.미관계의 미래에 대해서는 낙관한다는 확신을 인터뷰 내내 보여주었다.

한국의 조기유학 열풍과 영어 교육열에 대한 느낌을 묻는 질문에는 "내 자녀들도 말레이시아 등 해외에서 공부했다"며 "좋은 교육여건을 제공하고 싶은 것은 어느 부모나 다 같은 욕심"이라고 말하면서도 "좋은 교육의 방식은 여러 가지가 있고 그 선택은 한국 부모들이 하는 것"이라고 답했다. 그러나 "영어는 중요한 것"이라는 말을 덧붙였다.

답변이 "너무 외교적"이라는 지적에는 "그게 내 직업"이라고 받아넘겼다. 하지만 "부시 대통령의 아시아 순방여행에서 왜 한국이 빠져있느냐"는 질문에는 "답변을 갖고 있지 않다"고 말했고, 공보관은 이 질문을 "국무부에 토스해 놓은 상태로 답변이 오면 알려주겠다"고 했지만 우리는 12일까지 대답을 듣지 못했다.

중.일 전쟁 당시 한반도를 둘러본 영국 여성 이사벨라 버드의 책을 읽고 있다는 그는 "늘 한국의 역사를 다루는 책을 손에 잡는다"고 했다.

윤혜신 기자

◇ 토머스 허버드 약력 ▶60세 ▶미국 앨라배마 대학 졸업 ▶미 국무부 일본담당 국장 ▶파리 주재 OECD 미국대표단 사무총장 ▶주 말레이시아 부대사 ▶주 필리핀 공사.부대사 ▶미 국무부 동아태 담당 부차관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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