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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영호 “청와대, 北 평양중심설 배웠나…외교 참사”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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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4G 서울 정상회의’ 개막식 영상에서 우리나라 수도 서울 대신 북한의 평양 위성지도가 등장한 것을 두고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이 “부끄러운 외교 참사이자 국제적 망신”이라고 정부를 비판했다.

주영국 북한대사관 공사 출신인 태 의원은 1일 국민의힘 원내대책회의 모두발언에서 “단순한 영상제작자 측의 실수가 아니라 현 정부의 무능, 기강해이의 극치를 보여준다”며 이같이 말했다.

태 의원은 청와대 관계자가 “P4G는 전지구적, 인류적 목표를 다루는 회의인데 서울이면 어떻고 평양이면 어떤가”라고 해명했다는 언론 보도를 인용하며 “비상식적 언행”이라고도 지적했다.

그는 “그럼 청와대는 대한민국의 수도가 서울이 아니라 평양이라고 세계가 인식해도 괜찮다는 것인가”라고 반문하며 “북한은 1972년까지 북한의 수도를 서울이라고 강변했고, 한반도 ‘평양 중심설’을 국제사회에 각인시키려 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태 의원은 “국제무대에서는 자기 수도를 정확히 표기하는 것이 단순한 지리적 개념을 떠나 정치적 싸움”이라고 강조했다.

 국민의힘 태영호 의원이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질의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태영호 의원이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질의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그는 “제가 초등학교에 들어갔을 때 학교에선 북한의 수도는 서울이니 빨리 커서 군대에 나가 서울을 차지해야 한다고 어린 초등학교 학생들을 교육했다”는 일화도 전했다.

태 의원은 “우리 정부가 이렇게 초보적인 외교 상식도 없다고 국제 사회가 인식하고 있으니 일본이 도쿄올림픽 성화봉송 지도에 독도를 일본 땅인 것처럼 표기하고 IOC는 중재 대신 눈을 감고 있다”면서 “정부는 독도가 도쿄올림픽 성화 봉송 지도에 들어가도 정말 괜찮다고 생각하는 것인가”라고 비판했다.

P4G 회의 개막영상 능라도 캡쳐

P4G 회의 개막영상 능라도 캡쳐

또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자신이 주최한 국제회의에서 외교 참사가 발생하고 이후에도 비상식적 언행으로 국민을 우롱하고 있는 데 대해 엄중한 문책은 물론 공식 사과를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앞서 지난달 30일 서울 동대문 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린 P4G 개막식에서 재생된 개최지 소개 영상에 서울 위성지도 대신 평양 지도가 삽입돼 논란이 됐다. 해당 영상에선 서울의 랜드마크인 남산, 광화문, 한강 전경을 차례로 비춘 뒤 강 위에 떠 있는 섬의 위성사진이 등장하는데, 이 섬이 한강 여의도가 아닌 평양에 위치한 대동강 능라도였다.

청와대는 이후 문제가 된 평양 위성 모습을 서울로 교체해 영상을 재공개했다.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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