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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멍멍’ 소리로 감정 파악하고, 정기검진까지…22조 ‘펫테크 시장’ 떴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웨어러블 기기를 착용하고 있는 반려견 이미지. [사진 너울정보]

웨어러블 기기를 착용하고 있는 반려견 이미지. [사진 너울정보]

“현재 ‘코코’(반려견)의 상태는 ‘슬픔’ 입니다.”

반려견 코코가 크킁거리자 목걸이 형태의 웨어러블(착용형) 스마트기기에서 이 같은 분석이 나왔다. 반려견이 짖는 소리를 분석해 현재의 감정 상태를 알려준다. 연동된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확인한 반려견의 현재 상태는 ‘슬픔’이었다. 종일 집에 있던 반려견을 데리고 공원을 산책하니 상태가 ‘안정’으로 바뀌었다.

국내 소프트웨어업체인 너울정보가 개발한 ‘펫펄스’ 서비스로, 반려견의 음성을 크기와 종류별로 구분해 수집·분석하는 음성인식 알고리즘을 활용한다. 반려견의 감정은 ‘안정’ ‘행복’ ‘불안’ ‘분노’ ‘슬픔’의 다섯 가지로 구분된다. 심지어 서로 떨어진 상태에서도 상태를 확인할 수 있다.

AI로 반려동물 건강 수시로 체크 

사물인터넷(IoT)과 인공지능(AI) 등 첨단 정보통신기술(ICT) 이 접목된 ‘펫 테크’(Pet Tech) 시장이 커지고 있다. AI를 활용해 반려동물의 감정을 ‘통역’하거나 신원 인식을 하고, 체외진단기를 통해 정기적으로 건강을 체크하는 서비스까지 나왔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반려동물 가구는 604만 가구로 전체 가구의 30%에 이른다. 인구 수로는 1448만여 명이다. 시장조사업체인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올해 한국의 펫 케어 시장 규모는 19억4700만 달러(약 2조1596억원)로 지난해보다 7.6% 늘어날 전망이다. 세계 펫 케어 시장의 연평균 성장률이 5%대인 것과 견줘 성장세가 더 가파르다.

푸드 시장에서 테크 시장으로 전환

그동안 펫 케어 시장은 푸드(사료) 중심이라는 한계가 있었다. 앞으로는 펫 테크 분야가 성장을 주도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KB경영연구소에 따르면 세계 펫 테크 시장은 지난 2018년 45억 달러(약 4조9800억원)에서 2025년 200억 달러(약 22조1600억원)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연구소 측은 “반려동물을 인격체로 대우하는 ‘펫 휴머니제이션’ 트렌드가 확산하고, 1ㆍ2인 가구의 반려동물 양육이 증가함에 따라 펫 테크 시장도 성장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세계 펫테크 시장 규모. 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세계 펫테크 시장 규모. 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특히 반려동물에서 수집한 데이터를 클라우드에 저장하고, 이를 미용·보험·푸드 같은 파생시장에 활용하려는 기업의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클라우드 관리 기업(MSP)이 반려동물의 생애 주기에 따른 변화나 반려인의 성향 등 빅데이터를 구축하면, 관련 기업이 이를 활용한 부가 서비스를 내놓는 식이다.

반려동물 전문기업인 스파크펫은 지난 20일 신세계인터내셔날ㆍ아모레퍼시픽ㆍ한화손해보험ㆍVIP동물의료센터 등과 손잡고 펫 클라우드 협약체를 만들었다. 미용과 보험, 의료 등 6개 분야에서 전방위적 데이터를 수집하는게 목표다.

스타트업의 아이디어 상품 돋보여

시장에서 압도적으로 우위를 점하는 업체가 없다 보니 비즈니스 모델 발굴 경쟁이 치열하다. 특히 혁신 기술을 가진 스타트업 중심으로 다양한 서비스가 나오고 있다. 너울정보의 ‘펫펄스’는 올해 소비자가전쇼(CES 2021)에서 혁신상을 받았다. 알파도는 가정에서 쉽게 반려동물 AI헬스케어 모니터링이 가능한 ‘알파도펫 플러스(+)’ 서비스를 개발했다. 이를 활용하면 반려동물의 사진만으로 눈·치아·귀·피부 질병 여부를 알 수 있다. 이노그리드는 AI 판독 기술을 활용해 반려동물의 질병을 빠르게 판독할 수 있는 ‘팅커펫’을 내놨다.

스마트싱스 앱 펫 케어 서비스 [사진 삼성전자]

스마트싱스 앱 펫 케어 서비스 [사진 삼성전자]

전자업계도 펫 가전제품을 잇따라 선보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로봇청소기에 ‘스마트싱스 앱 펫 케어 서비스’를 넣었다. 외출했을 때 집안에 홀로 남은 반려동물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할 수 있게 했다. 심하게 짖거나 장시간 움직임이 없는 등 이상 행동을 감지해 사용자에게 알려주는 기능도 제공한다. LG전자도 세탁기·건조기에 펫 케어 기능을 적용했다.

권유진 기자 kwen.y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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