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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박근혜 키즈' 손수조, 85년 동갑내기 이준석 지원사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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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년생 동갑내기인 남녀의 인연은 201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누군가의 '키즈'로 불리며 정치권에 이름을 알린 두 사람은 이제 30대 중후반이 됐다.

남자는 2030 남성들의 전폭적 지지를 받으며 국민의힘 당 대표 예비경선에서 1위를 한 이준석. 그의 이름은 하나의 현상으로 불리고 있다. 2012년 총선에서 문재인 현 대통령과 경쟁한 여자는 2016년 낙선한 뒤 정치판에서 멀어졌고 출산과 육아에 많은 시간을 보냈다. 사실상 경력 단절을 경험한 여자의 이름, 손수조는 서서히 잊혔다.

30일 오후 광주 서구 치평동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국민의힘 당대표·최고위원 후보 광주·전북·전남·제주 합동연설회에서 이준석 당대표 후보가 정견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30일 오후 광주 서구 치평동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국민의힘 당대표·최고위원 후보 광주·전북·전남·제주 합동연설회에서 이준석 당대표 후보가 정견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이준석 전 최고위원이 ‘뜨면서’ 그와 단짝처럼 함께 거론되던 이름의 근황을 궁금해하는 이들이 많다. 손수조 전 미래세대위원장은 이준석의 승승장구를 어떻게 보고 있을까. 30일 전화로 손 전 위원장을 만났다.

요즘 어떻게 지내나?
10년 전 만난 친구 준석이가 당대표에 도전했다. 함께 나눈 정치 개혁을 준석이가 실현한다고 생각해 응원하고 지원한다. 캠프에 들어간 건 아니다. 어느덧 저는 5살, 7살 두 아이의 엄마가 됐다. 애 키우던 제가 별 도움은 안 되겠지만, 최근 다시 청년당원들을 만나 대화하고 이준석을 지지하는 페이스북·유튜브 응원을 시작했다.
손수조 전 위원장의 최근 모습. 사진 본인제공.

손수조 전 위원장의 최근 모습. 사진 본인제공.

이준석 지지로 다시 활동을 시작한 이유가 있나?
청년 정치와 세대교체에 대한 열망이 있다. 준석이 공약인 당내 자격시험제도나 토론 경쟁 등이 꼭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했다. 제가 2016년 낙선하고 결혼, 육아를 시작하다 우리 당이 변하려면 50년은 걸리겠다 싶었다. 근데 이준석이 치고 나오는 걸 보며 곧 이뤄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나섰다.

"육아, 정치보다 10배 힘들어…이준석 '멋진 형'"

2016년 부산 사상구 선거운동 시절. [중앙포토]

2016년 부산 사상구 선거운동 시절. [중앙포토]

여성 정치인으로서 겪은 결혼과 육아는 어땠나?
육아가 정치보다 10배는 더 힘들다. 힘든데 그만큼 더 행복하기도 하다. 
'이준석 현상'과 2030 남성들의 지지를 여성으로서 어떻게 보나?
지난 재보궐 선거에 반영된 2030 민심이 궁금해 '이대남'을 많이 만났다. 젠더 갈등 얘기는 별로 없더라. 현실에서는 젠더 갈등 때문이 아니라 이준석을 그냥 '멋진 형'으로 지지한다더라. 할 말 하고 소신 있는 모습에 대리만족한다고. 이준석은 10년간 예능, 토론 방송 활동을 하며 팬덤을 꾸준히 쌓아왔다. 단순히 젠더 갈등 때문이 아니라 민주당에 대한 배신감도 크다더라. 

"갈등 조장 아닌 진단…'경단녀' 정책 필요"

과거 부산시 사상구에서 유권자들을 만나 선거 운동을 하던 시절. [중앙포토]

과거 부산시 사상구에서 유권자들을 만나 선거 운동을 하던 시절. [중앙포토]

당 안팎에선 이준석이 젠더 갈등을 조장한다는 지적도 있다.
2030에게 가장 큰 갈등이 뭐냐고 물었을 때 젠더 갈등이라 답한 조사가 있다. 이준석은 갈등을 조장한 게 아니라 진단하고 파악한 거다. 전체적인 맥락에서 이준석이 말하는 건 공정한 경쟁을 통한 실질적 평등을 이루자는 거다. 여성을 돕자는 취지도 있는데 방법의 차이라고 본다. 청년 할당, 여성 할당을 재검토하자는 건데 전 결이 좀 다르다. 여성 할당은 생애주기별로 접근해야 한다. 저는 입시나 취업에선 불평등과 차별을 느낀 적이 없다. 정치라는 남성들의 세계에 제 의지대로 도전했다. 하지만 출산과 육아를 하면서 ‘여성은 경력단절이 있을 수밖에 없구나’ 절감했다. 3040이 되면 똑똑하던 여성들이 유리천장 안에 들어가게 된다. 세부적으로 접근해 정교한 정책이 필요하다고 본다.
할당 혜택을 남성들이 보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직군별 직업별 세대별로 다를 거라고 본다. 세심하게 접근해야 한다. 다만 불공정은 문제다. 사회적으로 정유라씨와 조민씨의 불공정 앞에서 젊은 세대는 분노한다. 이 부분을 먼저 바로 잡고 공정한 경쟁의 틀을 만드는 게 우선이다.  

"행동하는 이준석, 지원하려 나섰다"

유튜브에서 이준석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 지지방송을 하는 손 전 위원장. [유튜브 캡쳐]

유튜브에서 이준석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 지지방송을 하는 손 전 위원장. [유튜브 캡쳐]

손수조가 본 이준석은?
행동하고 실천하는 친구다. 자기가 말한 공약들이 흐지부지되는 꼴은 못 볼 거다. 유승민계라고 해도 유승민 말을 안 듣는다. 윤석열이 지지율 1위인데 유승민을 위해 힘쓸 사람이 아니다. 전략적이고 똑똑한 것이지 계파정치를 할 사람은 아니다.
앞으로의 계획은?
저는 육아 부담과 개인 사정으로 활동을 그간 못했다. 지금은 아이들이 저 없어도 스스로 유치원에 갈 수 있다. 그 이후로 유튜브도 다시 시작했고. 정치하고 싶은 청년들에게 정치의 문턱을 낮추고 현실 정치의 이야기들을 공유하고 개방하는 일을 하고 싶다. 준석이를 도우려고 나섰지 앞으로 출마하거나 이런 계획은 전혀 없다. 이번 주는 5060 당원들을 만나 이준석을 지원할 계획이다.  
청년 정치인으로서 청년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청년 당원들에게 이야기하자면 청년들은 할당이 아니라 공정한 기회를 달라는 거다. 험지로 보내는 학도병 공천을 하고 갑자기 외부 인사에게 공천을 줘서 노력한 청년들의 반감을 사고, 경선 기회조차 못 받은 당내 청년들이 많다. 기회가 공정하게 주어졌으면 한다. 우리 당이 청년들에게 인정받는 게 이번이 처음 아니냐.

여성국 기자 yu.sungku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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