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이미지들」주제 수채화 개인전 주한 영국대리대사 부인 몰리 잭슨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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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주한외교관 부인이 한국생활에서 느낀 감흥을 화폭에 담아 선보이게돼 화제를 모으고 있다.
자선기금 마련을 위해 11월4∼9일 서울 인사동 경인 미술관에서 「한국의 이미지들」을 주제로 개인전을 여는 몰리 잭슨 주한영국대리대사부인이 그 주인공.
『인생의 깊이를 깨닫게 해주는 노인들의 주름진 얼굴과 위엄 있는 풍채, 안개가 덮인 산·…. 이런 것들이 제게 끊임없는 영감을 주었고 그림을 그리지 않고는 못 배기게 만들었습니다.』 그는 특히 길가에 아무렇게나 피어 바람이 부는 대로 흔들리는 코스모스는 너무도 아름답다고 찬사를 아끼지 않는다.
이번에 출품하는 작품은 수채화 40점. 길가에 쭈그리고 앉은 모자 쓴 할아버지, 수양버들이 휘날리는 강변 등 인물·풍경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한국의 대표적인 이미지는 힘찬 산줄기 아래 줄지어 피어있는 코스모스가 아닌가 생각돼요. 즉 힘과 가냘픔의 조화인 것 같습니다.』그는 이 같은 한국의 이미지를 살리기 위해 원근감 등 서양화적 요소를 근본으로 하며 동양적인 선을 가미하는 방법을 썼다고 했다.
잭슨 여사는 본래 영국 글래스고 예술대학교에서 유화와 조각을 전공, 미술교사로 재직한바 있는 미술가 출신. 자녀양육으로 붓을 놓았다가 84년 남편(마이클 잭슨·48)이 스웨덴으로 부임한 후 「북구의 빛」에 감흥을 받아 다시 화폭으로 다가갔다.
이번 전시회는 스웨덴에서의 두 번의 개인전에 이은 세 번 째 개인전. 『외교관 부인이라는 것이 남편의 인생을 마치 자기인생처럼 여겨 남편에게 기대어 살기 쉬워요. 특히 남편의 부임지를 따라 이곳저곳으로 옮겨다니다보면 더욱 그렇지요. 인생의 중심을 나 자신에서 찾는 삶의 방법으로 그림을 다시 시작했는데, 무척 만족스럽습니다.』
87년 한국부임 이후 김기창·박서보·강대운 씨 등 화가들과 사귀기도 하고 1년간 동양화 개인지도도 받는 등. 「한국의 이미지」작업에 열정을 바쳐왔다. < 홍은종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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