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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장 핥으며 학교 맛 느껴라" 제천 학폭 중학생 6명 중징계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난 2일 청와대 국민청원에 충북 제천의 한 중학교에서 상습적인 폭행을 당했다는 글이 게시됐다. [연합뉴스]

지난 2일 청와대 국민청원에 충북 제천의 한 중학교에서 상습적인 폭행을 당했다는 글이 게시됐다. [연합뉴스]

또래 중학생에게 제설제를 먹이는 등 가학적인 폭력을 행사한 충북 제천의 모 중학교 학생들에게 강제 전학 조치가 내려졌다.

제천교육지원청 학폭위, 6명 전학 결정

26일 충북교육청에 따르면 제천시교육지원청은 지난 21일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를 열어 제천 J중학교 3학년 A군(15)을 폭행한 가해 학생 6명에게 전학을 결정하고, 5시간의 특별교육 이수를 결정했다. 전학은 학교폭력 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상 의무교육 과정의 학생에게 적용할 수 있는 최고수위의 징계 조처다.

심의위는 경찰 수사 결과와 교육청 자체 조사 자료, 당사자 진술 등을 토대로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 앞서 경찰은 가해 학생 6명을 폭행 등 혐의로 입건해 검찰에 송치했다.

이 사건은 A군의 부모가 지난 1일 ‘아이가 자살하려고 합니다’라는 청와대 국민청원을 올리면서 알려졌다. 이 청원인은 “2학년 2학기가 시작되면서 (아들에게) 폭행과 괴롭힘이 시작돼 지난달 23일까지 무려 1년간 지속했다”고 주장했다.

지난달 30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충북 제천의 한 중학교에서 학교 폭력이 벌어졌다는 청원글이 게시됐다. [사진 청와대 국민청원 캡처]

지난달 30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충북 제천의 한 중학교에서 학교 폭력이 벌어졌다는 청원글이 게시됐다. [사진 청와대 국민청원 캡처]

그러면서 “지난 겨울 아들에게 제설제(염화칼슘)와 눈을 섞어서 강제로 먹이고, 손바닥에 손 소독제를 붓고 불을 붙였다”며 “심지어 학교 담장을 혀로 핥아서 ‘J중학교의 맛을 느껴 보라’고 시켰다”고 덧붙였다. A군은 이 자리에서 가해 학생에게 얼음 덩어리로 머리를 맞아 한동안 정신을 차릴 수 없었다는 게 청원인의 주장이다.

청원글에는 A군이 최근 폭행을 당해 뇌진탕 진단을 받았다는 주장도 담겨 있다. 청원인은 “3학년에 올라와서도 아이가 둔기로 다리를 맞아 근육파열로 전치 5주 진단이 나왔다”며 “아이가 먹는 짜장면에 소금과 후추, 조약돌, 나뭇가지를 넣고 먹으라고 했지만, 아이가 먹지 않자 머리를 때려 병원에서 전치 3주 진단(뇌진탕)을 받았다”고 썼다.

A군은 현재 서울의 한 병원에 입원 중이다. 지난달 26일 학교 측에 학교 폭력 피해 신고를 한 이후 학교에 나가지 않고 있다. A군은 지금도 불면증과 외상 등 후유증을 앓고 있다고 한다.

어머니 B씨(49)는 “몸에 난 상처는 아물 수 있지만, 아이가 정신적으로 받은 충격이 워낙 커서 지금도 잠을 제대로 못자고 있다”며 “청원글을 놓고도 피해 사실이 허위라는 보복성 글이 사회관계망서비스에 올라와 한동안 감당하기 힘들었다”고 토로했다. B씨는 “아들이 하루빨리 건강을 회복해 학교로 돌아가길 원한다”고 했다.

제천=최종권 기자 choig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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