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경기 회복에 4월 수출액 42%↑…수출입 물량 8개월째 상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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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항 신선대부두에 수출입 컨테이너가 가득 쌓여 있다. 연합뉴스

부산항 신선대부두에 수출입 컨테이너가 가득 쌓여 있다. 연합뉴스

세계 경기가 살아나며 무역 회복세가 계속되고 있다. 반도체와 자동차 부문 등의 수출 호조 속 수출과 수입이 활발해진 영향이다. 다만 수출 가격보다 수입 가격의 상승 폭이 더 커지며 교역조건은 나빠졌다.

한국은행이 26일 발표한 ‘2021년 4월 무역지수 및 교역조건’에 따르면 지난달 수출금액지수(2015=100)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42% 상승한 123.49를 기록했다. 2010년 5월(43.1%) 이후 10년 11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 폭이다. 6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세계 경제가 살아나면서 주요 수출 품목의 금액이 증가한 영향이다. 특히 반도체 수출이 늘어나며 컴퓨터·전자·광학기기(31.3%)와 화학제품(52%)의 수출 금액이 크게 늘었다. 특히 반도체는 1년 전보다 20.7% 늘었고, 금액으로 따져도 25.0% 올라 12개월 연속 상승했다.

수입금액지수(2015=100)도 지난해 같은 달보다 34.1% 오른 140.99를 기록했다. 수입지수는 지난달(138.47)에 이어 두 달 연속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증가 폭은 2010년 6월(36.1%) 이후 10년 10개월 만에 가장 컸다. 5개월 연속 상승세다. 광산품(37.7%), 컴퓨터·전자·광학기기(22.3%) 등의 수입이 늘어난 영향이다.

수출과 수입의 금액뿐만 아니라 물량도 일제히 늘었다. 수출물량지수(2015=100)는 1년 전보다 20.3% 상승한 118.64를 기록했다. 상승 폭은 2018년 10월(23.7%) 이후 2년 6개월 이후 가장 높았다. 국내 기업의 자동차와 반도체 수출 호조로 운송장비(76.7%)와 컴퓨터·전자·광학기기(20.8%)의 수출 물량이 큰 폭으로 증가한 영향이다.

수입물량지수(2015=100)도 1년 전보다 13% 상승한 127.77을 기록했다. 국내 반도체 업체들의 설비투자가 늘면서 기계·장비(44.2%)와 컴퓨터·전자·광학기기(18.4%)가 크게 늘었다.

다만 교역조건은 1년 전과 비교해 다소 나빠졌다. 지난달 순상품교역조건지수(2015=100)는 1년 전보다 0.6% 하락한 94.33을 기록하며 12개월 연속 상승세를 마감했다. 지난해보다 수출가격(18.0%)보다 수입가격(18.7%)이 더욱 크게 상승했기 때문이다. 순상품교역조건지수는 상품 1단위를 수출한 돈으로 살 수 있는 수입품의 양이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교역조건이 나빠진 데에는 최근 국제 원자재 가격이 크게 상승한 점이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수출 총액으로 수입할 수 있는 총 상품의 양을 계산한 소득교역조건지수(2015=100)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19.6% 오른 111.91로 나타났다. 11개월 연속 상승했다.

윤상언 기자 youn.sang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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