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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의약계열·수의대 모집 37% 늘어…이과 상위 4%면 간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난해 6월 서울 마포구의 한 고등학교에서 치러진 6월 모의평가에서 고3 학생들이 시험을 준비하고 있다. 뉴스1

지난해 6월 서울 마포구의 한 고등학교에서 치러진 6월 모의평가에서 고3 학생들이 시험을 준비하고 있다. 뉴스1

올해 약학대학 학부모집이 시작되면서 의약계열·수의대 신입생 모집이 크게 늘어난다. 최상위권 학생이 선호하는 이른바 '의치한약수'(의대·치대·한의대·약대·수의대) 입학 기회가 늘면서 학원가에는 반수 문의가 늘고 있다.

24일 종로학원하늘교육에 따르면 의약계열 및 수의대의 2022학년도 정원 내 모집 규모는 총 지난해보다 1779명 늘어난 6608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모집인원 4829명보다 36.8% 늘어난 수치다. 347명인 정원외 모집인원까지 합치면 총 모집인원은 6955명이다.

약대 학부생 1743명 선발 

서울 강남구 대치동 학원가 모습. [연합뉴스]

서울 강남구 대치동 학원가 모습. [연합뉴스]

모집인원이 많이 증가한 건 올해부터 37개 약대가 6년제 학부 신입생 1743명을 선발하기 때문이다. 약학전문대학원을 운영하던 대학들은 올해부터 학부 체제로 전환한다. 입시 업계에서는 약대가 한의대와 비슷한 입학 점수대를 형성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의대 학부 신입생 선발도 늘어난다. 의학전문대학원을 운영해 온 건국대가 올해부터 의대 학부로 전환해 신입생 40명을 뽑는다. 지난해 의대 모집 인원 684명의 약 5% 규모다. 건국대가 학부 선발을 재개하면서 의전원을 운영하는 대학은 차의과학대 1곳만 남았다.

2022 전국 의약?수의대 모집인원 및 수시, 정시 선발 인원 비교(정원내) 표. [표 종로학원하늘교육]

2022 전국 의약?수의대 모집인원 및 수시, 정시 선발 인원 비교(정원내) 표. [표 종로학원하늘교육]

의대·약대 신입생 모집 증가로 자연계열 최상위권 학생의 선택지는 넓어진다. 교육계에서는 올해 예상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응시인원 48만명 중 약 35%(약 16만 8000명)가 자연계열 진학에 필요한 미적분과 기하 과목에 응시할 것으로 예상한다. 단순 계산하면 자연계열 수험생 중 상위 4% 안에 들면 의약계열 및 수의대 합격이 가능하다는 의미다.

의약계열 선발 증가는 자연계열 입시 결과에 큰 영향을 줄 전망이다. 오종운 종로학원하늘교육 평가이사는 "약대 학부 선발의 영향으로 연세대·고려대 등 최상위권 대학 공대의 합격선이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며 "수도권 약대 진학과 지방대 의대 사이에서 고민하는 학생도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모집 인원·정시 확대…이과 반수 관심 높아 

지난해 12월 4일 오후 한 사교육 업체 입시 설명회에서 참석자가 배치표를 보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해 12월 4일 오후 한 사교육 업체 입시 설명회에서 참석자가 배치표를 보고 있다. 연합뉴스

올해부터 바뀌는 수능 선택과목도 자연계열 학생의 재수·반수에 유리하게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지난 4월 전국진학지도협의회(전진협)이 전국 수험생 2780명을 대상으로 자체 모의고사를 시행한 결과, 자연계열 학생이 수학 1등급의 95.7%를 차지했다. 이 가운데 재수생이 50.9%였다. 자연계열 상위권 학생이 상위권을 석권한 결과다.

의약계열 입학 가능성이 커지면서 반수(대학을 다니며 대입을 다시 준비)에 도전하는 학생도 늘고 있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는 "학령인구가 줄었는데도, 지난해 같은 시기보다 반수 문의가 늘고 있다"며 "상담에서 등록으로 이어지는 비율도 높아 반수생 비율이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정시 확대 기조도 재수·반수 도전에 유리한 환경이다. 2019년 교육부의 '대입 공정성 강화 방안' 권고에 따라 올해 서울 16개 대학은 의약계열 정시 선발을 112명 늘렸다. 임 대표는 "수능만 준비하면 되는 정시가 늘면서 재수·반수 준비가 편해졌다"며 "올해 수능을 보는 졸업생 중 반수생 비율이 60%로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남궁민 기자 namgung.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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