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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마시자 하니 한강 가자 했다" 정민씨 친구가 밝힌 그날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16일 오후 서울 반포한강공원 택시 승강장 인근에서 해군 잠수부가 고 손정민 군 친구의 휴대폰 수색 작업을 하고 있다. 김경록 기자

16일 오후 서울 반포한강공원 택시 승강장 인근에서 해군 잠수부가 고 손정민 군 친구의 휴대폰 수색 작업을 하고 있다. 김경록 기자

반포한강공원에서 실종됐다 숨진 채 발견된 손정민씨의 친구 A씨 측이 당시 상황에 대해 해명을 내놓으면서 당일 두 사람의 행적이 조금 더 구체화됐다.

당일 행적은 현재 CCTV를 통해 알려진 객관적 사실, 지난 13일 경찰 조사 발표를 통해 밝혀진 내용과 17일 친구 A씨의 입장문을 통해 알려진 내용 등으로 구분할 수 있다.

정민 씨와 친구 A씨가 술을 마시기 시작한 것은 24일 오후 11시께부터다. 지금까지 알려진 그 날의 사건을 재구성했다.

#4월 24일 오후 10시_A씨 측 입장문

친구 A씨는 이날 오후 10시까지 다른 친구와 술을 마시고 헤어졌다. 술을 더 마시고 싶어 손씨에게 연락했다.
A씨측 대리인은 “A씨는 손씨 집이나 자신의 집에서 술을 마시자고 제안했으나, 고인은 집에 부모님이 계시니 고인의 집 근처인 한강 공원에서 술을 마시자고 했다”라고 주장하고 있다.

#4월 24일 오후 9시 50분쯤  

손씨는 친구 A씨의 연락을 받은 뒤 서울 반포 한강공원으로 향했음.

지난달 25일 반포한강공원에서 실종된 대학생 손정민(22)씨가 이날 오전 1시쯤 공원 편의점 CC(폐쇄회로)TV에 찍힌 모습. [정민씨 어머니 제공]

지난달 25일 반포한강공원에서 실종된 대학생 손정민(22)씨가 이날 오전 1시쯤 공원 편의점 CC(폐쇄회로)TV에 찍힌 모습. [정민씨 어머니 제공]

#4월 24일 오후 11시 30분쯤 _CCTV, A씨 측 입장문

한강공원 인근 편의점에서 물건을 계산하는 영상이 찍힘. 두 사람의 술자리는 이때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으로 파악됨.
실제 구매 내역을 확인하면 도수 16.9도 360ml 소주 1병, 도수 20.1도 360ml 소주 1병, 도수 13도 청주 300ml 2병, 도수 16.9도 소주 640ml 2병, 도수 6도 막걸리 750ml 3병을 구매했음.
이에 대해 A씨 측은 처음 청주 2병, 소주 2명 구입한 것은 기억하고 있으나 나머지 구매 내역을 기억하지 못하고 있다고 함.

#4월 25일 오전 1시 30분까지_카카오톡  

손씨는 어머니와 카톡을 주고받았음. 어머니는 손씨에게 ‘술을 많이 먹지 말라’고 당부도 한 것으로 알려짐.

#4월 25일 오전 1시 50분_카카오톡  

A씨가 춤추는 동영상이 손씨 휴대 전화에 찍혀 있음. 손씨는 인스타그램에도 사진을 올림. 술자리는 이때까지 이어진 것으로 보임.

#4월 25일 오전 3시37분_A씨 측 입장문

A씨 어머니에게 전화를 걸었으나 아버지가 받아 1분 57초간 통화가 이뤄짐. A씨는 이 사실을 기억하지 못하고 있다고 함.
A씨 아버지는 통화에서 "손씨가 취해서 깨우기 힘들다는 취지의 말을 듣고, 이에 잘 깨워서 집에 보내고 너도 빨리 택시 타고 돌아오라고 한 뒤 전화를 끊었다고 함.

한강공원에서 실종됐다가 숨진 채 발견된 고 손정민씨(22)와 친구 A씨를 사고 당일 현장에서 보았다는 목격자 2명이 추가로 나왔다. 경찰에 따르면 서울 구로경찰서는 11일 목격자 2명을 불러 당일 상황에 대한 진술을 청취했다. 두 사람은 손씨 실종 당일 새벽 드라이브 도중 반포한강공원에 차를 세운 뒤 근처에 앉아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오전 2시50분쯤까지 현장에 머물렀으며 떠나기 전 손씨 일행의 사진도 찍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손정민씨 부친 제공. 뉴스1

한강공원에서 실종됐다가 숨진 채 발견된 고 손정민씨(22)와 친구 A씨를 사고 당일 현장에서 보았다는 목격자 2명이 추가로 나왔다. 경찰에 따르면 서울 구로경찰서는 11일 목격자 2명을 불러 당일 상황에 대한 진술을 청취했다. 두 사람은 손씨 실종 당일 새벽 드라이브 도중 반포한강공원에 차를 세운 뒤 근처에 앉아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오전 2시50분쯤까지 현장에 머물렀으며 떠나기 전 손씨 일행의 사진도 찍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손정민씨 부친 제공. 뉴스1

#4월 25일 오전 3시 38분~4시 20분쯤_경찰청 발표  

약 40분가량인 이 시기에 손씨가 사라진 것으로 추정됨.

#4월 25일 오전 4시 15분쯤_A씨 측 입장문

A씨 부모가 사는 거주지에 화재 신고가 었어 소방관이 방문해 확인하는 일이 생겨 잠에서 깼음.

#4월 25일 오전 4시 20분쯤_경찰청 발표  

경찰 관계자에 따르면 “손씨와 A씨가 누워있던 곳에서 강가 쪽으로 10m 정도 떨어진 잔디 끝 경사면에 가방을 메고 잠들어있는 A씨를 깨웠다는 목격자가 있고, 이 목격자는 A씨를 깨어 대화를 나눈 뒤 이동하는 것까지 본 것으로 진술”했다고 함.
이후 손씨 사인이 “익사로 추정된다”라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의 감정이 나왔음.

#4월 25일 오전 4시 27분께_A씨 측 입장문

A씨가 돌아오지 않은 것을 인지하고 휴대전화로 전화했으나 전화가 꺼져 있었음. A씨 측은 휴대 전화의 배터리가 1%였고 한강공원에서 충전기를 사서 일부 충전했으나, 어느 정도 충전된 지는 기억하지 못함.

#4월 25일 오전 4시 30분쯤_CCTV 및 A씨 측 입장문

A씨가 혼자 한강 공원을 빠져나오는 장면이 CCTV에 찍힘. A씨 측은 택시를 타고 귀가했지만 당시에도 A씨는 귀가 과정을 잘 기억하지 못했다고 함.

#4월 25일 오전 5시 50분쯤 _CCTV

A씨는 무엇인가를 찾는 듯 공원을 서성이는 모습이 보임. 부모로 추정되는 사람과 만나는 모습도 보임. 손씨를 찾기 위해 자신의 부모와 다시 한강공원으로 돌아갔다고 함.

A씨의 부모는 손씨가 걱정돼 한강공원에 찾으러 갔다고 주장하고 있으며, 이때 손씨 부모에게 전화하지 않은 것은 “새벽에 전화하기가 송구스러웠다”고 답했다.

한강에 도착해 주변을 살핀 이후에야 손씨가 집에 갔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서 A씨 아버지는 A씨 어머니에게 전화를 걸어 확인했다. 이에 A씨 어머니는 손씨 어머니에게 전화해 확인했고, 손씨 부모님은 “집에 돌아오지 않았다”고 했다.

#4월 25일 오전 6시 3분쯤_A씨 측 입장문

이후 손씨 어머니가 한강공원으로 왔다. 손씨에게 전화를 했지만 A씨 전화와 바뀌어 있었다. A씨는 휴대전화가 왜 바뀌었나 기억을 못 한다고 했으며, A씨는 손씨의 휴대전화를 손씨 어머니에게 전달했다. 이 과정도 A씨는 기억하지 못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손씨의 어머니는 A씨의 어머니에게 "경찰에 신고 마쳤다. 이제 우리가 나왔으니 집에 돌아가시라"는 문자를 보냄. A씨와 가족은 귀가함. A씨는 집에 도착해 주차장에서도 구토하는 등 한동안 취한 상태였음. 이후 잠들어 오후 무렵에 일어났다고 17일 주장했다.

지난달 29일 반포한강공원에 걸려 있는 '실종된 아들을 찾는다'는 현수막. 정진호 기자

지난달 29일 반포한강공원에 걸려 있는 '실종된 아들을 찾는다'는 현수막. 정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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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준 기자 lee.hayjun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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