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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정민 친구 첫 입장 "유력인사 친척없다, 억측 삼가달라"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16일 서울 반포한강공원 수상택시 승강장 인근에서 열린 '고 손정민 군을 위한 평화집회'에서 참가자들이 피켓을 들고 있다. 권혜림 기자

16일 서울 반포한강공원 수상택시 승강장 인근에서 열린 '고 손정민 군을 위한 평화집회'에서 참가자들이 피켓을 들고 있다. 권혜림 기자

서울 반포한강공원에서 실종됐다가 사망한 채 발견된 대학생 손정민(22)씨의 친구 A씨 측이 침묵을 깨고 공식 입장을 냈다. A씨 측 정병원 변호사(법무법인 원앤파트너스)는 17일 “경찰 수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라도 도를 넘는 억측과 명예훼손은 삼가길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가족 유력인사·신발 등 의혹 해명 

A씨 측은 이날 다수 언론을 상대로 입장문을 배포하는 방식으로 사건에 대한 해명을 내놨다. 지금껏 제기된 각종 의혹에 대해서도 일일이 설명했다. 정민씨의 실종일인 지난달 25일 오전 함께 술을 마셨던 A씨가 귀가한 이후 A씨와 그 부모는 다시 반포한강공원을 찾았다.

이에 대해 정 변호사는 “귀가해 자려는 A씨에게 아버지는 술을 얼마나 마셨는지, 고인이 귀가했는지 확인했고 A씨가 ‘잘 모른다’고 답변했다”며 “고인이 여전히 자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고 했다. 정민씨의 부모에게 전화를 먼저 하지 않은 것에 대해서는 “아버지끼리는 친분이 없었고, 어머니는 새벽에 편하게 전화하기는 어려운 사이였다”고 설명했다.

A씨의 가족을 포함한 친척 중 수사기관, 법조계, 언론계, 정·재계에 속한 유력인사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해명도 내놨다. A씨의 가족이 수사기관 관계자라거나 권력자라는 ‘허위사실’이 계속해서 확산하고 있어서다. A씨 측은 “A씨의 아버지 직업도 유력 인사와 거리가 멀고, A씨 어머니 또한 결혼 후 지금까지 줄곧 전업주부다”고 했다.

이 외에도 "A씨와 고인은 대학 동기 중 각별히 친한 친구로, 해외여행도 2회 갔던 관계"라고 A씨와 정민씨의 친분을 언급했다. 또 진상 파악을 위해 경찰 조사에 최대한 협조해왔다는 입장도 밝혔다. 신발을 버린 경위에 대해선 "신발이 낡고 밑창이 닳아 떨어졌으며 토사물까지 묻어 실종 다음 날인 26일 다른 쓰레기들과 같이 버렸다"며 "A씨 어머니는 당시 사안의 심각성을 잘 몰라 크게 의식하지 않았다"고 했다.

"블랙아웃으로 기억 못해" 

A씨는 정민씨 실종 당시 상황을 제대로 기억하지 못한다는 입장이다. 정 변호사는 “A씨가 왜 고인의 휴대전화를 소지하고 있었는지 전혀 기억하지 못한다”며 “고인의 휴대전화를 사용한 기억도 없다”고 했다. 또 “진실을 숨긴 것이 아니라 블랙아웃으로 제대로 기억하고 있는 것이 별로 없었기에 구체적인 답변을 하기 어려웠다”고 덧붙였다. 정 변호사에 따르면 A씨가 기억하는 건 고인을 깨우려고 했던 것과 옆으로 누워있던 느낌 등 단편적인 것들밖에 없다고 한다.

어버이날인 8일 서울 서초구 반포한강공원 택시승강장 앞 벤치에 마련된 故 손정민 군의 추모 공간에 시민들이 써놓은 추모 글귀가 붙어 있다. 뉴스1

어버이날인 8일 서울 서초구 반포한강공원 택시승강장 앞 벤치에 마련된 故 손정민 군의 추모 공간에 시민들이 써놓은 추모 글귀가 붙어 있다. 뉴스1

A씨 측은 유족의 슬픔이 절절한 때 입장을 내는 것이 부적절하다고 봐 지금껏 침묵을 지켜왔다고 한다. 이날 첫 공식입장을 통해서는 “추후 A씨의 무고함이 밝혀지더라도 가족들이 정상적인 생활로 돌아가기 어렵지 않을까 심히 염려된다”며 “수사 결과를 보고 A씨와 A씨의 가족들을 판단하고, 평범한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도와주시길 부탁드린다”고 했다.

정진호 기자 jeong.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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