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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I, 올해 성장률 전망 3.8%로 올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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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올해 경제성장률을 3.8%로 전망했다. 지난해 11월 제시한 전망치(3.1%)보다 0.7%포인트 높였다. 수출 경기가 예상보다 빠르게 살아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수출 호조, 반년 새 0.7%P 상향 #문 대통령의 ‘4% 이상’ 목표엔 #“코로나 백신 보급 속도에 달려” #재정적자 급증엔 “통제계획 필요”

KDI는 올해 경제 전망 보고서를 13일 발표했다. KDI는 올해 수출액이 지난해보다 18.1% 증가하며 경제 성장세를 이끌 것으로 내다봤다. 내년 성장률 전망치는 3%로 제시했다.

KDI 2021년 경제전망. 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KDI 2021년 경제전망. 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국책연구기관인 KDI는 경제 전망에서 정부와 미묘한 시각차를 드러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0일 취임 4주년 연설에서 “4% 이상의 성장률을 달성할 수 있도록 정부 역량을 총동원하고 민간의 활력을 높이겠다”고 말했다. 홍남기 국무총리 직무대행 겸 경제부총리도 “4% 이상의 성장을 달성할 수 있도록 후속 조치를 신속히 추진하겠다”며 보조를 맞췄다. 민간 연구소 중에선 한국금융연구원이 올해 성장률 전망치로 4.1%, 우리금융그룹의 우리금융경영연구소는 4.3%를 제시했다.

정규철 KDI 경제전망실장은 “(올해 성장률로) 가장 가능성이 높은 숫자가 3.8%”라며 “정부 전망은 정책 의지가 강하게 반영돼 있기 때문에 1대 1로 비교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KDI는 올해 4% 성장 여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보급 속도에 달렸다고 설명했다. 정 실장은 “백신이 좀 더 빠르게 접종될 수 있다면 3.8%보다 높은 숫자도 가능하다. 백신 보급에 차질에 생긴다면 (경기) 회복이 조금 더 지체되는 모습으로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KDI는 올해 민간 소비 증가율을 2.5%로 전망했다. 올해 취업자 수는 서비스업 부진 등으로 지난해보다 19만 명 증가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해 취업자 수가 2019년보다 22만 명 감소한 것을 고려하면 고용 회복 속도가 더딜 것이란 전망이다.

주요 기관 성장 전망 비교.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주요 기관 성장 전망 비교.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KDI는 재정 적자 급증에 우려하는 목소리를 냈다. 보고서는 “중장기적으로는 급증한 재정 적자를 축소하고 국가채무 증가세를 통제할 계획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며 “(코로나19 사태에) 추가적인 재정 대응이 필요하더라도 한시적이고 가역적인 지출로 한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만일 구조적이고 장기적인 재정 지출이 필요하다면 여기에 상응하는 재정 수입 확보 방안도 함께 마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KDI는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1.7%로 예상했다. 지난해 11월 제시한 전망치(0.7%)보다 1%포인트 높였다. 다만 한국은행의 물가안정목표(2%)는 밑도는 수준이다. 한은은 지난해 5월 기준금리를 사상 최저인 연 0.5%까지 내린 뒤 1년째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조덕상 KDI 전망총괄은 “현시점에서 (금리 인상 등으로) 통화정책 기조를 조정할 필요는 높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KDI의 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올해 국제 유가가 배럴당 평균 60달러 안팎을 유지한다는 것을 전제로 했다. 정 실장은 “유가가 더 높아진다면 물가 상승률은 예상했던 것보다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글로벌) 경제 회복으로 유가가 올라간다면 (한국의) 경제 성장률을 높이는 상황이 된다. 다른 공급 요인 등이 (유가 상승에) 반영된다면 한국 경제에 긍정적이라고 보긴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세종=조현숙 기자 newea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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