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약 삼키듯 먹으면 10여 시간 장기 촬영

중앙일보

입력

국산 캡슐형 내시경 연말 시판 … 개당 25만원

마취를 하지 않고도 알약을 삼키듯 먹기만 하면 몸속에서 각종 장기의 사진을 찍어 질병을 진단해 주는 '캡슐형 내시경'이 국내에서 처음 개발됐다. 기존 미국 제품보다 성능이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이 제품은 올 연말께 시판될 예정이다. 산업자원부는 15일 정부가 지원하는 '21세기 프런티어 사업단'의 하나인 지능형 마이크로 시스템 사업단에서 6년간 400억원의 연구비를 들여 캡슐형 내시경 '미로(MIRO)'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 내시경은 조만간 식품의약품안전청의 임상 허가를 받아 세브란스병원에서 임상시험을 거친 뒤 연말께 시판될 예정이다.

'작은 로봇(Micro Robot)'을 뜻하는 '미로'로 명명된 이 캡슐형 내시경은 비타민 알약 크기의 캡슐에 초소형 카메라와 배터리를 내장해 체내에서 8~11시간 동안 머무르며 10만 화소 화질의 영상을 초당 1.4~2.8장 촬영해 몸 밖의 수신장치로 전송해 준다. 1회용인 캡슐의 개당 가격은 25만원대.

이 제품은 2002년 미국에서 개발한 캡슐형 내시경 '필캠(PhillCam, 130만원)'보다 가격은 싸면서도 영상 화질이 두 배 좋고 실시간 영상 전송이 가능한 게 특징이다. 다만 소화기관의 움직임에 맞춰 자연스럽게 흘러 내려가며 사진을 찍기 때문에 촬영 범위가 넓은 위나 대장보다 식도와 소장 관련 진단에 유용하다는 게 관계자의 설명이다.

홍병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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