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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원로 유인태 “이재명 대범하게 경선연기 받으면 많이 오를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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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이 지난 10일 오후 서울 켄싱턴호텔 여의도에서 열린 '대전환의 시대, 새로운 정치의 모색' 정치개혁 토론회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이 지난 10일 오후 서울 켄싱턴호텔 여의도에서 열린 '대전환의 시대, 새로운 정치의 모색' 정치개혁 토론회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여권 원로인 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이 13일 여당 내 대선 경선 연기론 관련해 “꼭 계파적 시각으로만 볼 게 아니다”라며 “이재명 경기지사가 (경선 연기에 대해) 대범하게 나가면 지지율이 좀 많이 올라갈 것 같다”고 말했다.

유 전 총장은 이날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더불어민주당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경선 연기론과 관련해 “이걸 자꾸 계파적 시각에서 친문(親文)이 이 지사가 싫어서 다른 사람을 옹립할 시간을 벌려고 그런다고 하는데, 꼭 이런 시각으로만 볼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그는 “지금 9월에서 11월로 두 달 정도 (경선을) 연기하자는 건데, 연기해도 6개월도 안 남은 셈”이라며 “코로나19에다 4·7 재·보선이 껴서 대선 일정이 상당히 지체됐다”고 설명했다.  

지난 6일 대선 출마를 준비 중인 김두관 의원과 친문 재선 전재수 의원이 공개적으로 제기했던 9월로 예정된 민주당 대통령 후보 경선을 미루자는 주장은 다음 날 이재명계가 “자해행위”라며 일제히 반격에 나서면서 주춤했다. 지난 11일 여권 ‘빅3’ 중 한 명인 정세균 전 국무총리가 이 문제를 “지도부가 결정하라”고 촉구하면서 불씨가 남은 상태다. 원로그룹에선 유 전 총장이 처음 말을 꺼냈다.

유 전 총장은 또 2002년 16대 대선 당시 노무현·정몽준 단일화 사례를 언급하며 “그때 후보를 일찍 뽑았다가 지지율이 다 빠지고, 정 후보한테로 당 소속 의원들이 많이 탈당해서 곤욕을 치렀다”며 “연기론도 충정에서 나온 측면이 있다고 본다. 계파적 시각으로만 볼 게 아니다”라고 재차 강조했다. 당시 노무현 새천년민주당 후보는 선거일에 약 7개월 앞서 후보로 확정된 뒤 당 안팎에서 정몽준 국민통합21 대표와의 단일화를 촉구하는 목소리에 휘청이면서 한때 지지율이 10%대로 추락했었다.

아울러 유 전 총장은 “(재·보선 때) 후보를 안 내기로 했다가 낸 것은 국민에 대한 배신이었지만, 지금은 그냥 당내 문제다”라며 “이 지사가 당에서 알아서 하란 식으로 대범하게 나가면 지지율이 좀 많이 올라갈 것 같다”고 말했다. 다음은 그 이후의 관련 문답.

▶사회자 : 그런데 두 달 동안 지금 있는 분들이 지지율 올릴 시간 정도는 되지 않나? 정세균, 이낙연...
▶유인태 : 정치는 생물이니까 알 수는 없다. 알 수는 없지만 저렇게 대범한 자세를 보이면 누구도 넘보기 어려운 성을 쌓을지도 모른다.
▶사회자 : 여기서 통 크게 받아들이면 진짜 그때는 아무도 못 건드릴 정도로 올라간다?
▶유인태 : 그럴지도 모른다.

남수현 기자 nam.soohyo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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