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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불임 부부들 `인도로 간다`

중앙일보

입력

미국 환자들이 인도로 몰리고 있다. 싼 의료비 때문이다. 특히 최근엔 불임 부부들이 보다 적은 비용으로 인공수정과 대리모 출산을 하기 위해 대거 인도로 향하고 있다고 시사 주간지 뉴스위크 인터넷판이 16일 보도했다.

인도는 비교적 우수한 의료진을 갖췄음에도 치료비는 미국보다 훨씬 저렴하다. 미국의 10~40% 선에 불과하다. 미국에서 20만 달러 하는 골수이식 수술이 2만5000달러면 가능하고, 4000달러가 드는 라식 수술도 불과 700달러면 할 수 있다. 또 의사들이 거의 모두 영어를 유창하게 구사, 의사 소통에도 문제가 없다. 게다가 현지를 방문한 김에 관광도 즐길 수 있어 인도행 의료 패키지 투어가 미국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인도의 인터넷 미디어인 비즈 사마차에 따르면 2004년 자국을 찾은 관광객 250만 명 가운데 12%에 해당하는 30만 명이 치료 목적으로 입국한 것으로 집계됐다.

블룸버그 통신은 "인도 의료계는 2012년까지 외국인 환자에게서 연 23억 달러 (2조1900억원)의 수입을 올리는 것을 목표하고 있다"며 "해외 고객 유치를 위해 의료 서비스 개선과 함께 대대적인 홍보활동을 벌이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에서는 인도행 의료 패키지 여행을 알선하는 여행업체들이 덩달아 호황을 누리고 있다. 이들은 '타지.타이거 투어' '골든 트라이앵글 투어' 등 이국적 이름을 붙인 6박7일~9박10일짜리 의료 패키지 투어를 내놓고 있다.

의료 서비스를 받기 위해 인도를 찾는 미국인 가운데는 특히 불임 부부가 부쩍 늘고 있다. 불임 치료비가 미국보다 인도가 훨씬 싸기 때문이다. 미국에서 1만5000달러가 드는 체외인공수정이 인도에서는 1800달러면 충분하다. 인도에선 대리출산을 해 주는 대가로 돈을 받는 게 합법이어서 대리모를 구하기가 쉽다는 점도 한몫한다. 수정 성공 확률도 높다. 뉴스위크 인터넷판은 "인도에선 한번에 최대 6개의 수정란을 착상하기 때문에 훨씬 적은 수정란을 사용하는 미국에 비해 성공 확률이 높다"고 보도했다. 또 인도에서 구하는 대리모가 외관상 서양인에 가깝다는 것도 한 요인이다. 인도와 함께 저렴한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또 다른 나라로 싱가포르가 꼽힌다.

뉴욕=남정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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