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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최고 산업지표…경기 회복? “코로나 끝나도 지원해야”

중앙일보

입력

1분기 각종 산업 지표가 개선 흐름을 이어가면서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생산 지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전 수준을 넘어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그러나 분야별로 회복 속도가 다른 ‘K자형 회복’의 양상이 이어지고 있어 회복이 더딘 분야에 대한 선별적 지원을 집중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3일 통계청 산업활동동향을 보면 1분기 전(全)산업 생산지수(계절조정ㆍ2015년=100)는 111.2를 기록했다. 2000년 관련 통계를 낸 뒤로 가장 높다.

지난달 부산 신선대부두에서 컨테이너선이 화물을 싣고 있다. 뉴스1

지난달 부산 신선대부두에서 컨테이너선이 화물을 싣고 있다. 뉴스1

전산업 생산지수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우상향 그래프를 그리고 있다. 코로나19가 국내 확산을 시작한 지난해 1분기에는 직전 분기 대비 –1.8%, 2분기 –3%로 내리막을 탔다. 그러나 지난해 3분기 이후 연속 상승해 올해 1분기 들어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넘었다.

생산 지표의 상승은 겉으로는 경기 회복의 신호로 해석할 수도 있다. 그러나 자세히 뜯어보면 아직 우려는 남아있다. 업종별 회복 수준의 편차가 남아있다는 점이 큰 우려 중 하나다.

전산업 생산지수는 크게 광공업 생산지수와 서비스업 생산지수로 나눠볼 수 있다. 올해 1분기 전산업 생산이 늘어난 배경으로는 제조업을 비롯한 광공업 생산이 증가한 영향이 크다.

지난 분기 광공업 생산지수는 113.9로 1980년 1분기 이후 최고치를 달성했다. 광공업 생산지수는 지난해 3분기(전 분기 대비 2.8%), 4분기(1.6%), 올해 1분기(1.7%) 세 분기 연속 상승하고 있다. 특히 주력 산업인 제조업에서 반도체ㆍ자동차 등의 생산이 늘어난 덕이다.

올해 초 음식점이 모여있는 서울 용산구 이태원 세계음식거리가 한산한 모습. 뉴스1

올해 초 음식점이 모여있는 서울 용산구 이태원 세계음식거리가 한산한 모습. 뉴스1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은 서비스업은 아직 지난해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했다. 1분기 서비스업 생산지수는 108.4을 기록했다. 코로나19 직전인 2019년 4분기 서비스업 생산지수는 109.2였다.

광공업처럼 서비스업도 지난해 하반기 이후 상승 흐름을 이어가고는 있다. 그러나 최근까지 코로나19 확산이 지속하면서 광공업보다는 회복에 더 오랜 시간이 걸리는 모양새다. 서비스업 생산지수도 지난해 3분기(2%), 4분기(0.9%), 올해 1분기(0.6%)까지 연속 상승 중이다.

생산과 함께 민간 소비와 기업 투자도 살아나는 모습이다. 소비 동향을 나타내는 소매판매액지수는 1분기 116.4로 2019년 4분기(114.8)를 넘어섰다. 설비투자지수는 1분기 122.7로 전 분기 대비 6.8% 증가했다. 설비투자지수는 지난해 1분기 –1%로 하락했다가 2분기(2.7%), 3분기(2.2%), 4분기(0.8%) 연속 상승을 기록하는 중이다.

수출(빨간 점선)은 반등했는데 소비(검은 실선)는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한 한국의 K자형 회복 그래프. 국제통화기금(IMF)

수출(빨간 점선)은 반등했는데 소비(검은 실선)는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한 한국의 K자형 회복 그래프. 국제통화기금(IMF)

앞서 국제통화기금(IMF)은 코로나19 위기 이후 한국의 수출은 반등에 성공했지만, 내수는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점을 들어 K자형 회복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IMF의 지적처럼 수출ㆍ내수, 광공업ㆍ서비스업 간의 회복 격차를 좁히려면 정부의 재정ㆍ신용 지원이 내년에도 계속돼야 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김소영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가장 큰 어려움을 겪은 대면 서비스업의 경우 코로나19가 끝나도 회복이 어려울 수 있다”며 “선별적인 재정ㆍ신용 지원과 함께, 경쟁력 있는 새 업종으로의 전환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세종=임성빈 기자 im.soungb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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