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기세포로 각막재생'..토끼 실험 성공"

중앙일보

입력

국내 연구팀이 토끼의 각막 바깥 표면에서 추출한 줄기세포로 각막의 일부를 새로 만드는 실험에 성공, 사람에게도 이 기술을 적용할 수 있을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바이오벤처기업인 ㈜엠씨티티 부설연구소 민병무, 박기숙 박사팀은 토끼의 각막 상피 줄기세포(SP세포)를 이용해 인공 결막 및 인공 각막 상피(표면)를 재생시키는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 특허 출원했다고 6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보건산업진흥원의 연구비 지원으로 이뤄졌으며, 연구결과는 안과분야 권위지인 `IOVS(Investigative Ophthalmology & Visual Science)' 3월호에 게재가 확정됐다.

동물의 각막은 빛을 투과시켜서 사물을 볼 수 있도록 하는 기능을 한다.

하지만 각막이 혼탁해지면 앞을 볼 수 없는데 국내에서는 이로 인한 실명환자가 2만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각막 혼탁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각막 이식이 유일한 방법이지만 각막 수요에 비해 공급이 절대 부족한 상황이어서 인공각막의 개발이 시급한 실정이다.

논문에 따르면 연구팀은 정상 토끼의 각막에 화상을 일으키는 방법으로, 동물의 제대혈이나 골수에 들어있는 줄기세포와 비슷한 특징이 있는 `SP세포'를 추출했다.

토끼의 각막에 화상을 일으킨 것은 `SP세포'가 줄기세포의 특성을 갖고 있을 경우 상처가 생기면 그 수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기 때문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연구팀은 이런 방식으로 추출한 토끼의 각막 줄기세포를 이용, 실험실 차원에서 각막과 결막의 맨 바깥층 세포를 다시 만드는데도 성공했다고 덧붙였다.

엠씨티티는 앞으로 전임상 시험을 통해 유효성을 확인한 뒤 1~2년 이내에 임상 시험도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박기숙 박사는 "이번 논문의 의미는 동물의 각막에 들어있는 SP세포가 줄기세포의 특성이 있으며, 이를 이용하면 각막조직을 재건할 수 있음을 확인한 데 있다"면서 "그동안 사망자들의 기증에 의존해온 각막을 대체할 수 있는 인공각막기술을 상용화하는데 주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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