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에서 대권 지지율 1위를 달리는 이재명 경기지사에 대한 견제가 거세지고 있다. 이 지사가 러시아 백신 도입, 기본시리즈 등 정책 차별화에 나선 것을 고리로 비판 수위를 높이며 존재감 부각에 나서는 모습이다.
김두관 의원은 29일 페이스북에서 “도정과 국정은 전혀 다른 차원의 문제일 수 있다”며 “모든 현안에는 이분법적으로 이것 아니면 저것으로 규정할 수 없는 복잡한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부와 국회, 특히 당과 충분히 협의하는 리더십을 보여달라”고 이 지사에게 요청했다.
이 지사의 기본주택 정책에 대해서도 “기본주택을 주택정책의 근간 또는 핵심 정책으로 삼게 되면 국민이 바라는, 중산층으로 이동할 수단인 내 집 마련은 정책에서 실종될 우려가 크다”고 했다.
정세균 전 총리도 연일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이 지사를 비판하고 있다.
그는 이 지사의 러시아 스푸트니크V 백신 도입 주장에 대해 “백신 구매는 식약처나 질병청, 보건복지부가 중심이 될 일로, 지자체가 할 일은 아니다”라며 “혼란만 초래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또 이 지사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에 여러 번 결석했다면서 “정부의 노력이나 현재 상황을 알면 그런 말씀을 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이후 이 지사가 해명을 내놨는데 이는 또 다른 주자 진영의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측근인 정운현 전 국무총리 비서실장은 지난 28일 이재명 지사가 “경기지사의 1시간은 1380만 시간에 해당한다”고 하자 “보자보자 하니해도해도 너무하다”며“이 지사의 궤변과 오만함이 도가 지나치다”고 문제삼고 나섰다.
이 지사의 ‘1380만 시간’ 발언은 전날 고양 킨텐스에서 열린 ‘2021 대한민국 기본소득 박람회’ 개막식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나왔다.
그는 정 전 총리의 발언에 대해서도 “권투 경기는 상대를 때려야 하는 것”이라며 ‘대선 경쟁자의 견제성 발언’으로 의미를 축소했다.
정 전 실장은 이 지사의 ‘1380만의 시간’ 언급에 대해 “그런 식이면 총리의 1시간은 (국민) 5000만의 시간이 된다. 그런 총리가 할 일이 없어서 중대본 회의에 참석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정 전 실장은 “어쩌다가 이 지사가 진짜 바쁜 일 때문에 한 두번 불참했을 수는 있지만 평소 중대본 회의 참석률이 저조했다면 오히려 총리께 정중히 사과드리는 게 하급자로서 도리가 아닌가”라고 질타했다.
이어 정 전 실장은 “요즘 이 지사의 언행을 보면 비교적 높은 지지율에 취한 듯하다”며 “미래에 큰 뜻을 두고 있다면 매사에 더 성실하고 언행에 진중하라”고 했다.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