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에 타미플루 과신은 금물"

중앙일보

입력

조류 인플루엔자(AI) 창궐에 대비해 세계 각국이 타미플루 비축에 열을 올리고 있는 가운데 전문가들이 이 약을 과신해서는 안된다고 경고하고 나서 주목된다.

로마 소재 코크레인백신연구소(CVF)의 톰 제퍼슨 박사는 영국 의학전문지 랜싯 최신호에 발표한 논문에서 타미플루가 AI 바이러스인 H5N1를 치료할 수 있다는 증거는 없으며 H5N1가 창궐할 때 효과가 있을까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타미플루가 치료약이라기보다 AI 증세 완화제라는 것은 알려져 있는 데 보건당국은 AI가 변이를 일으켜 사람들간에 전염되는 단계에서 타미플루를 처방하면 그 전염을 중단시키거나 그 속도를 완화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같은 생각에 따라 세계 각국은 타미플루 비축에 열을 올리고 있다. 타미플루와 같은 성능을 갖고 있는 렐렌자는 코로 흡입해야 하는 불편한 점이 있기 때문에 바로 복용할 수 있는 타미플루가 단연 인기를 누리고 있다.

제퍼슨 박사는 타미플루에 대한 과신을 경계하면서 약을 처방할 지경에 이르러서는 할 수 없으나 환자격리, 마스크 착용과 손씻기 등 비용이 별로 들지 않는 방법을 먼저 모색하고 홍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제퍼슨 박사는 H5N1 바이러스에 감염된 후 48시간 이내에 타미플루를 복용하면 증세를 완화하고 병을 앓는 기간을 줄일 수 있었으며 독감의 산물인 폐렴과 기관지염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고 인정했다.

제퍼슨 박사는 그러나 H5N1 바이러스에 감염된 후에도 그 증세가 나타나지 않는 환자에서는 타미플루가 그 효능을 발휘하지 못하고 결과적으로 전염 위험도는 증가한다고 설명했다.

(파리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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