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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로 시작했는데…" 美대륙 640km 종단하는 곰인형 정체 [영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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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어선 인스타그램 캡처]

[베어선 인스타그램 캡처]

#끝이 보이지 않는 초원 한가운데로 난 도로를 커다란 곰 인형이 걸어간다. 머리·상체·하체 비율이 영락없는 3등신(?)이다. 얼굴엔 붉은색 반점, 뭉툭한 꼬리로 뒤뚱뒤뚱 걷는 모습에 빠져든다.

곰 인형 탈을 쓰고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샌프란시스코까지 도보로 종단에 나선 남성이 화제다. 이곳은 초여름의 더운 날씨로 그냥 걷기만 해도 땀이 송골송골 맺히고 숨이 막히지만, 이 남성은 밥 먹고 씻을 때를 제외하곤 잠을 잘 때도 인형 복장을 벗지 않는다.

24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국 캘리포니아주에 사는 남성 제시 라리오스(33)는 지난 12일 곰 인형 탈을 쓰고 640㎞ 거리의 대장정에 나섰다. 서울에서 부산까지보다 200㎞ 이상 먼 거리다. 인형 복장은 라리오스가 직접 디자인했고 '베어선'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베어선 인스타그램 캡처]

[베어선 인스타그램 캡처]

곰 인형이 홀로 뒤뚱뒤뚱 걷는 모습과 그가 지나가는 도로 주변의 황야·산천의 사진들은 또 다른 볼거리를 제공하며 미국인들을 사로잡았다. 대장정의 절반 정도를 소화했다고 밝힌 그는 그동안 어린아이들과 기념 촬영을 하거나 가정집에 초대받아 휴식을 취하는 자신의 여행 모습을 모두 '베어선' SNS에 올리고 있다.

당초 라리오스가 대장정에 나선 이유는 '재미있을 것 같아서'였다. 그러나 SNS를 통해 알려지고 신문·방송 인터뷰로 유명해지면서, 현재는 '선한 영향력'을 위해 자선기금도 모금하고 있다.

후원하고 싶다는 사람들이 늘어나자 아예 온라인 모금사이트 '고펀드미'에 계정까지 만들었다. 차를 몰고 가던 중 베어선을 발견한 아이들의 성화에 멈춰선 엄마는 기념촬영을 한 뒤 라리오스의 여행 취지를 듣고 모금 운동에 동참하겠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라리오스는 "여행을 통해 새로운 일을 시작해볼 영감과 새로운 아이디어를 얻었다"며 "그저 사람들을 돕고 싶다"고 말했다. 1만 달러(약 1100만원)를 목표로 한 모금액은 벌써 7100달러(약 795만원)를 넘어섰다. 라리오스는 여행이 끝난 뒤 온라인투표로 기부처를 정해 모두 기부할 계획이다.

고석현 기자 ko.suk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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