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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뚱녀? 말라깽이?

중앙일보

입력

▶생리 이상: 초등학교 6학년 때 초경을 한 이후 올 봄까지 생리 규칙적이었음. 올 초부터 생리가 불규칙해지다가 6개월 전부터 아예 없음
▶체격: 163㎝ 키에 57㎏으로 올 초 다이어트를 결심. 3개월간 10㎏ 감량한 후 지금까지 47㎏의 체중을 유지
▶검사: 호르몬 검사상 에스트로겐 수치가 폐경여성처럼 감소
(에스트로겐 정상 수치는 50pg이상, 환자는 10pg로 떨어져 있음)
▶진단: 급격한 체중감소로 인한 시상하부성 무월경
▶치료계획: 우선 식사요법을 통해 체중을 52㎏까지 늘림 이후로도 무월경 계속되면 6개월간 호르몬주사
▶경과: 체중이 53㎏까지 증가한 후 생리가 다시 나오기 시작
이후 현재까지 규칙적인 생리를 하고 있음

사례: 17세, 고등학교 2학년

▶생리 이상: 초등학교 5학년 때 초경을 한 이후 특별한 생리 이상은 없었다. 하지만 작년부터 생리가 불규칙해졌고, 올초부터 현재까지 생리가 없음
▶체격: 원래 통통한 몸매였으나 사춘기 들어 살이 찌기 시작해 지금은 158㎝ 키에 70㎏으로 비만(BMI:28).
▶검사:남성호르몬 수치가 정상보다 7배 정도 높음
▶진단:비만으로 인한 호르몬 불균형으로 무월경 유발
▶치료 계획:식사요법과 운동을 통해 체중 10㎏ 감량
▶경과:체중이 7∼8㎏ 빠지면서부터 생리 다시 시작됨

규칙적인 생리는 여성 건강을 알 수 있는 바로미터. 그러나 생리주기가 들쭉날쭉한 여성이 많다. 무리한 감량 또는 비만이 원인이다. 두 달이 넘어서야 생리를 하는 경우, 6개월 이상 무월경일 땐 혹시 건강에 이상이 없는지 살펴보자. 이때 가장 먼저 점검해야 할 사항은 자신의 체중이다.

◆정상체중 왜 중요한가=정상적인 생리주기는 뇌의 시상하부-뇌하수체-난소에 이르는 일련의 시스템에 호르몬이 적절하게 작용해야 유지된다. 이때 가장 중요한 요인 중 하나가 지방세포에서 생산되는'렙틴'이라는 호르몬이다.

삼성서울병원 산부인과 최두석 교수는 "암컷 쥐를 굶기면 체내 렙틴 수치가 급격히 떨어지면서 생리가 없어지지만 이 상태에서 렙틴을 투여하면 다시 생리를 시작한다"고 들려준다. 사람 역시 정상적인 생리와 배란을 위해선 적절한 렙틴의 양이 체내에 필요하다는 것.

체내 지방이 많아져도 렙틴 농도가 증가한다. 난소에서 호르몬 합성이 억제되면 난포 성숙에 장애를 일으키고, 그 결과 무배란을 초래한다는 것. 또 비만하면 인슐린 저항성이 높아지면서 남성호르몬 합성도 증가한다. 남성호르몬은 난포 성장을 방해해 생리불순의 원인이 된다.

정상체중은 체질량 지수(BMI:체중(㎏)/키(m)의 제곱)가 18.5~23을 말한다. 18 이하면 저체중, 23~25면 과체중, 25 이상일 땐 비만이다.

◆저체중으로 인한 생리 이상=날씬한 몸매를 위해 무리하게 다이어트를 하거나 하루 몇 시간씩 달리는 지나친 운동을 해서 저체중이 되면 생리 이상이 온다. 최 교수는 "체질량 지수가 18.5 이하인 저체중 여성은 단기적으로는 무월경 등 생리불순으로, 장기적으로는 배란 장애, 골밀도 감소로 인한 골다공증, 불임 등으로 고생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실제 체지방을 10% 이하로 유지하는 모델, 장거리 달리기 선수, 발레리나 등은 생리불순이 흔하다.

보통 여성도 채식만 해 지방이나 칼로리 섭취가 지나치게 적을 때는 생리가 불규칙해진다. 인공감미료를 많이 먹거나 불규칙한 식사를 해도 황체호르몬을 감소시켜 생리불순이 된다.

다행히 마른 여성은 정상 체중을 회복하는 것만으로도 대부분 정상 생리주기를 찾을 수 있다.

만일 마른 여성이 정상 체중을 회복했는데도 무월경이 계속될 땐 어떻게 해야할까. 이땐 장기간 무월경으로 난소의 호르몬 인식기능에 문제가 생겼다고 봐야 한다. 따라서 정상 생리주기를 되찾기 위해선 난소 기능이 정상화될 때까지 호르몬치료를 받아야 한다.

◆비만으로 인한 생리 이상=살이 찌면 먼저 나타나는 현상이 생리 불순이다. 예컨대 무월경 여성의 45%가 비만이다. 또 비만여성의 무월경 가능성은 정상 체중 여성에 비해 네 배 이상 높다. 체질량지수가 25인 여성은 무(無)배란 생리일 가능성도 정상체중인(BMI 21) 여성보다 3.1배 높다.

비만과 생리불순이 함께 있을 땐 난소 이상도 의심해 봐야 한다. 난소에 작은 물주머니가 많이 생기는 다낭성 난소 증후군일 땐 비만.생리 불순.무월경.불임.다모증 등의 남성화 증세를 나타낸다.

원인이 비만 자체 때문이건 난소 이상에서 초래됐건 뚱뚱한 여성의 생리불순 치료는 체중감소가 '특효약'이다. 최 교수는 "비만이나 과체중 여성의 생리불순.배란장애는 체중을 5~10%만 줄여도 혈중 인슐린과 남성호르몬 농도를 낮춰 대부분 정상생리를 되찾는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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