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강전〉 ○·이치리키 료 9단 ●·셰얼하오 9단
장면 ⑩=백의 이치리키 료가 중앙을 도모하는 동안 백의 우세는 조금씩 줄어든다. 물론 인간의 눈엔 정반대로 흑 우세다. 두 사람은 이 사실을 어느 정도까지 알고 있었을까. 나중에 AI를 두드려보고 소스라치게 놀라지는 않았을까.
AI가 아무리 백 우세를 말해도 확정가가 부족한 바둑을 이겨낸다는 것은 인간에게 매우 어렵다. 이런 난코스의 와중에 백7이 등장했다. 흑A를 방비하며 중앙을 어느 정도 수중에 넣은 수. 그러나 이 판이 여기서 역전됐다. 백의 정 코스는 무엇일까.
◆AI의 수순=AI는 백1로 붙이는 한 수라고 말한다. 젖히면 맞끊는다. 따라서 흑은 2로 뻗어야 하고 이때 3으로 두면 중앙이 막힌다. 이게 백이 우세를 지켜나가는 유일한 수순이다. 얼마나 어려운가. 두터움으로 확정가를 이기려면 이런 놀라운 수읽기가 필요하다.
◆실전진행=흑이 드디어 역전시켰지만 실전은 흑이 1의 절단을 감행해 또다시 너도 모르고 나도 모르는 길로 들어선다. AI 계산으로는 흑1은 A에 두면 우세하다. 또 백6은 B로 통째 차단하면 다시 역전이라고 한다.
박치문 바둑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