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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관련 규제·노동 경쟁력 떨어져"…OECD 37개국 중 26위

중앙일보

입력

지난 1일 부산항에 대기 중인 선박 [연합뉴스]

지난 1일 부산항에 대기 중인 선박 [연합뉴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을 대상으로 기업 활동과 관련한 법·제도적 환경 등 기업제도경쟁력을 측정한 결과 우리나라가 37개국 중 26위로 하위권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는 14일 OECD 국가의 기업제도경쟁력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세계경제포럼(WEF), 국제경영개발연구원(IMD) 등이 발표한 기업 관련 지수를 인용해 국가별로 점수를 산출하고 순위를 매겼다. 그 결과 한국은 노동·조세·규제·정책효율성 등의 세부 분야에서 20위권을 기록하며 조사대상 37개국 중 26위에 올랐다.

국가경쟁력 종합 순위에서 WEF 기준 10위(2019년), IMD 기준 17위(2020년)를 기록한 것과 비교해 저조한 성적이라는 평가다. 한국의 기업제도경쟁력은 주요 5개국(G5)을 비롯해 국내총생산(GDP)이 7분의 1 수준인 포르투갈(24)보다도 순위가 낮다. 가장 취약한 부분은 노동 분야로 한국은 28위를 기록했다. 우리나라의 정리해고 비용은 OECD에서 4번째로 높았고 노동시장 유연성도 25위로 낮았다. 조세 분야는 26위에 올랐다. 한국의 GDP 대비 법인세 비중은 4.21%로 조사대상국 중 7번째로 높았고 최고 법인세율은 25%로 16번째로 높았다.

규제 분야는 25위로 리투아니아, 스페인과 비슷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기업경쟁력 기여도(35위), 규제의 질(26위), 기업규제 부담(25위)에서 모두 하위권에 머물렀다. 23위를 기록한 정책효율성 분야는 정부의 대응력(28위), 정부정책의 안정성(25위)이 미흡한 것으로 나타나 정책 유연성과 일관성을 높일 필요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혁신 분야는 19위로 다른 분야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높은 순위를 차지했다. 창업절차(3위), 창업 준비기간(8위) 등 행정절차에서 강점을 보였지만 창업비용(36위), 지식재산권 보호(29위), 창업지원 법제(27위) 등이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경련은 낮은 기업제도경쟁력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국가 전체의 경쟁력을 끌어내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만약 한국과 경쟁관계에 있는 중국, 홍콩, 싱가포르를 조사대상에 포함할 경우 한국의 기업제도경쟁력은 40개국 중 28위에 그친다고 분석했다. 특히 규제·조세·노동 분야는 중국보다 순위가 낮다. 유환익 전경련 기업정책실장은 “최근 국회를 통과한 기업 관련 규제 입법을 반영할 경우 우리나라의 기업제도경쟁력은 더욱 낮아진다”며 “규제, 노동, 세제 등 각 분야에서 취약한 부분을 과감히 개선해 제도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경미 기자 gae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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