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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간에 발 뻗고 랴오닝함 지켜본 미국 함장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8면

미 해군은 지난 4일(현지시간) 필리핀해에서 이지스 구축함 머스틴함 함장(왼쪽)이 함교 난간에 다리를 올린 채 중국 해군의 첫 항모인 랴오닝함을 느긋하게 지켜보는 사진을 10일 전격 공개했다. 두 함정은 남중국해에서 상대에게 경고 메시지를 보내는 무력시위를 하고 있다. [사진 미 해군]

미 해군은 지난 4일(현지시간) 필리핀해에서 이지스 구축함 머스틴함 함장(왼쪽)이 함교 난간에 다리를 올린 채 중국 해군의 첫 항모인 랴오닝함을 느긋하게 지켜보는 사진을 10일 전격 공개했다. 두 함정은 남중국해에서 상대에게 경고 메시지를 보내는 무력시위를 하고 있다. [사진 미 해군]

한 남성이 군함 함교의 난간에 다리를 꼬아올려 앉았다. 그러곤 수평선 가까이에서 항해 중인 다른 배를 바라본다. 옆에 있는 남성은 팔짱을 낀 듯하다. 미국 해군이 지난 10일 공개한 사진이다.

미국, 필리핀해에서 찍은 사진 공개 #중국 항모 움직임 완벽히 파악 의미 #“인민해방군에 보내는 경고” 분석

이 사진엔 숨은 의미가 있다. 두 남성이 탄 배는 미 해군 7함대 소속 구축함인 머스틴함(DDG 89)이다. 앉은 이는 함장(CO)이고, 옆에 선 이는 부장(XO)이다. 그리고 이들이 지켜본 배는 중국 해군의 첫 항공모함인 랴오닝(遼寧)함이다. 미 해군의 설명에 따르면 이 사진은 지난 4일 필리핀해에서 촬영됐다. 머스틴함과 랴오닝함은 서로 보일 정도로 가까운 거리에 있었다. 머스틴함은 3일 중국 상하이(上海) 동쪽 250㎞ 해역에서 남하를 시작해 양쯔(揚子)강 하구 저우산(舟山)군도 동쪽 50㎞까지 다가갔다. 랴오닝함은 3일 일본 미야코(宮古)해협을 통과해 남중국해에 진입했다. 머스틴함과 랴오닝함은 서로 상대에게 경고 메시지를 보내는 무력시위 작전을 진행 중이었다. 공교롭게도 두 군함이 바다 한가운데에서 만난 셈이다. 현재 미·중은 남중국해에서 각각 항모 전단을 동원해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사진 속 머스틴함의 함장과 부장은 긴장하지 않은 모습이다. 오히려 여유로워 보이고 한편으론 거만해 보이기도 한다. 현재 미·중 관계를 보여주는 듯하다는 해석이다.

캐나다의 중국 군사 전문 매체인 ‘칸와 디펜스 리뷰’의 안드레이 창 편집장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의 인터뷰에서 “미군이 랴오닝항모 전단의 움직임을 완벽히 파악하고 있음을 알리고, 인민해방군에 보내는 경고”라고 말했다.

이철재 기자 seaja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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