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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 거부한 배”…세월호 유가족 반발에 “3009함 대신, 3015함 제공”

중앙일보

입력

지난 11일 전남 목포신항에 거치된 세월호 선체를 시민이 바라보고 있다. 프리랜서 장정필

지난 11일 전남 목포신항에 거치된 세월호 선체를 시민이 바라보고 있다. 프리랜서 장정필

세월호 참사 당시 지휘선을 올해 선상 추모식 이동 수단으로 제공했다가 유가족들의 반발을 산 해경이 오는 16일 선상 추모식 때는 다른 함정을 제공키로 했다.

해경 “가족들 아픔 헤아리지 못해 깊은 사과”

서해지방해양경찰청은 12일 “세월호 참사 당시 현장 지휘함이었던 3009함을 선상 추모식에 지원함으로써 가족들의 아픔을 헤아리지 못한 점에 대해 깊은 사과를 드린다”고 밝혔다.

앞서 세월호 참사 유가족 등 58명은 지난 11일 전남 진도군 조도면 병풍도 인근 세월호 참사 해역에서 열릴 선상 추모식에 참석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이날 해경이 3000t급 3009함을 이동 수단으로 제공하자 내부 회의를 거쳐 3009함을 타고 선상 추모식을 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유가족들은 세월호 참사 당시 지휘함이던 3009함이 함정 헬기에 구급 환자를 태우지 않고 해경 지휘부를 탑승시킨 점 등을 지적하며 탑승을 거부했다.

선상 추모식은 세월호 참사 7주기를 맞는 오는 16일에도 열린다. 해경은 이날 선상 추모식에는 3009함과 같은 3000t급인 3015함을 제공할 예정이다. 3015함은 세월호 참사 이후 건조된 선박으로 지난해 선상 추모식 때 유가족들의 이동수단으로 제공됐었다.

해경 측은 “지난 11일 목포해경이 보유한 3000t급 함정 2척 중 3015함은 불법 조업 외국어선 단속 등 현안 경비활동에 투입돼 3009함을 지원했었다”며 “16일 선상 추모식은 3015함을 투입하고 유가족들의 아픔을 보다 세심히 살피겠다”고 했다.

4·16 재단 관계자는 “해경이 3015함을 제공함에 따라 16일 선상 추모식은 예정대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유가족들은 해경이 3009함을 제공한 점에 대해서 공식적인 항의 의견을 전달할지 여부를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목포=진창일 기자 jin.changi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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